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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10분 만에 총·마약·불법영상…‘다크웹’ 클릭 한 번에 범죄자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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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범죄의 장 ‘다크웹’

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접속 가능…철저히 익명화·암호화

국가의 검열 피해 표현의 자유 누리려 만든 ‘비밀 공간’

아동 성착취 영상·마약·신분증 위조 등 불법으로 오염돼

국내 접속자 갈수록 늘어 하루 1만여명…“적극 대처 필요”


‘다크웹’은 인터넷의 ‘심해’로 불린다. 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도록 숨겨진 웹사이트다. 일반 포털사이트 검색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다크웹의 정보는 철저하게 익명화되고 암호화돼 있다.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으로 거래한다. 인터넷 활동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국가권력의 검열을 피한 자유로운 인터넷으로 개발된 다크웹은 범죄 수단으로 변질됐다. 아동성착취 영상, 마약 유통, 총기 거래, 자금 세탁, 신용카드 복제, 신분증 위조, 심지어 살인청부까지 각종 범죄가 은밀하게 벌어진다. 국내 접속자는 올해 하루 1만명을 초과했다. 전용 프로그램 설치부터 다크웹에 접속해 불법 정보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이다.

■ 다크웹에서 10분 만에 찾은 것

한 아동성착취 영상 다크웹은 “최대 규모의 영상과 사진을 수집했다”고 광고한다. 이들은 “로그인하면 회원 공간으로 들어가 즉시 시청과 다운로드를 할 수 있다. 100% 이용하려면 기부를 한 다른 회원에게 초대받아야 한다”고 소개한다. 다크웹 중엔 회원들에게 모금을 받아 실제 아동성착취 영상을 제작하는 ‘크라우드펀딩’도 있다고 한다. 목표금액이 달성되면 일정액 이상을 투자한 회원에게 영상을 전송한다.

한 마약 판매 다크웹은 헤로인, 코카인, 엑스터시, 스피드, 대마 등 각종 마약 상품을 소개한다. 헤로인 0.5g을 60달러(0.00726비트코인)에 판다. 신제품 헤로인을 사진과 함께 올리며 “우리는 헤로인을 중개업자 없이 직접 받는다. 원료를 깎아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신제품은 극히 순수한 헤로인으로 물에 쉽게 녹아 쉽게 주입할 수 있는 흰색 가루”라고 광고한다.

한 총기 판매 다크웹은 “모든 총기와 장비는 새것이고 결함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했다”고 광고한다. 권총·소총·탄약 10여 종류를 판매한다. 권총 ‘글록 19’는 470달러(0.057비트코인)에 판다. 이들은 “미국 외 지역은 항공우편 국제배송으로 보낸다. 모든 제품의 배송비는 무료다. 권총은 분해해 전동 공구 내부에 넣고 소총은 분해해 컴퓨터 케이스에 넣어서 배송한다”고 소개한다.

■ 국내 하루 접속자도 1만명 넘어

웹의 세계는 ‘표층웹’ ‘딥웹’ ‘다크웹’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층웹’은 전체의 약 4%로 구글·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나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대중에게 공개된 사이트다. ‘딥웹’은 전체의 약 90%로 검색에서 숨겨진 정보를 담은 사이트다. 회원 로그인 뒤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도 포함된다. ‘다크웹’은 전체의 약 6%로 특정한 암호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접속 가능하다.

다크웹 접속자는 계속 늘어난다. 다크웹 접속 통계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토르 메트릭스’를 통해 계산한 결과 올해 1~9월 국내 다크웹 일평균 접속자는 1만2076명이다. 올해 1월1일 9635명이었지만 점점 증가해 8월12일에는 1만9123명까지 올랐다. 2014년 8942명, 2015년 9599명, 2016년 8225명, 2017년 6273명, 2018년에는 8839명이었다. 전세계에 6만6000여개의 다크웹이 운영된다. 올해 1~9월 일평균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38만4008명(17.4%)이다. 러시아 35만8437명(16.3%), 이란 21만904명(9.5%), 독일 16만7767명(7.6%), 인도네시아 9만7536명(4.4%), 프랑스 9만4878명(4.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의 다크웹 모니터링 업체 ‘다크아울’이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크웹상에는 정보 공유(12%), 웹호스팅(9%), 가상통화 거래(8%), 일반 거래(8%), 사회관계망서비스(3%) 등 합법 정보도 있었지만 위조(18%), 해킹(7%), 불법 신용카드 정보(5%), 무기 거래(3%), 마약 거래(3%), 개인정보 유출(2%), 정부 기밀 공개(2%), 성착취 영상(2%), 도박(1%) 등 불법 정보도 많았다.

다크웹의 ‘익명성’과 ‘유동성’은 수사를 어렵게 만든다. 다크웹은 분산된 익명화 네트워크로 여러 국가를 거쳐 접속하기 때문에 IP주소 추적이 어렵다. 온라인 거래도 비트코인을 사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세계 최대 규모 아동성착취 영상 다크웹 ‘웰컴 투 비디오(W2V)’는 운영자 손모씨(23)가 영상의 섬네일 그림파일을 자신의 컴퓨터에서 직접 불러오도록 코딩했기 때문에 IP주소 추적이 가능했다.

■ 단 한 번의 클릭이 중대 범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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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은 범죄 공간으로 쉽게 변질된다. 위쪽부터 총기 판매 다크웹, 신분증 위조 다크웹, 마약 판매 다크웹. 다크웹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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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다크웹 범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식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서울동부지검에 사이버수사부를, 지난 9월에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전국 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서 다크웹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말까지 ‘다크넷 불법 정보 수집·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 초 시범운영하며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 추적 시스템은 다크넷에서 생성되는 불법 정보를 수집한 뒤 경찰 내부망과 연동해 추적한다.

다크웹에서 단 한 번 ‘클릭’이 돌이킬 수 없는 중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에서 호기심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콘텐츠를 이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양한 수사기법을 통해 반드시 찾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크웹 범죄를 다룰 때 해킹 수사기법을 활용한다. 한국 도입에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다크웹의 익명화된 IP주소를 밝혀내기 위해 네트워크조사기법(NIT)을 사용한다. 수사기관이 법원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뒤 불법 다크웹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를 해킹해 사용자 신원과 주소를 찾아낸다. 이 방법은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국가권력이 해당 다크웹에 접속한 모든 개인 컴퓨터를 무차별 해킹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2015년 7월 미국 워싱턴주의 한 공립학교 교사 제이 미쇼(65)는 아동성착취 영상 6건을 다운로드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검찰이 2017년 3월 기소를 철회했다. 버지니아주 치안판사가 발부한 영장으로 워싱턴주 컴퓨터를 해킹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불법 수집된 정보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2016년 4월 법관이 관할구역을 벗어난 컴퓨터를 대상으로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연방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했다.

다크웹 범죄는 국제적으로 이뤄진다. 각국 수사기관의 공조가 중요하다. 국가마다 다른 형사사법체계 때문에 공조는 쉽지 않다. 같은 범죄에 연관된 국가들이 모두 형사관할권을 행사하려 하면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다크웹 접속이 북미와 유럽에 집중돼 해당 국가 사법기관과의 공조 없이는 수사나 검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은 50개 국가가 참여한 유럽평의회 형사사법공조협약에 가입했다.

정부는 가입국끼리 형사사법공조 없이 각종 전자정보를 바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유럽평의회 사이버범죄협약 가입도 검토 중이다. 이른바 ‘부다페스트 협약’이라 불리는 사이버범죄협약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62개국이 가입했다. 한국은 협약 가입의 실익에 대해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약에 가입하면 시민의 데이터를 해외에 제공해야 한다. 적절한 보호절차나 제도가 갖춰져 있는지도 논란이다.

■ 다크웹 이용자 기본권 침해 우려도

다크웹 접속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크웹은 원래 국가권력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 사생활을 보호하고 표현·통신·언론·출판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크웹에서 합법적인 정보도 많이 유통된다. 다크웹을 이용하다 보면 불법을 저지르기 쉽다는 것이 문제다. 아동성착취 영상을 다운로드하거나 마약을 거래할 경우 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과 형법으로 처벌된다. 한국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다크웹에서 유통되는 불법 정보의 삭제와 접속차단을 명령할 수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불법 다크웹을 폐쇄하려 해도 서버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다크웹 접속 자체를 불법으로 처벌하는 방법도 있지만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 다크웹 접속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중국은 인터넷사이트 차단조치인 ‘만리장성방화벽’을 통해 표층웹뿐 아니라 다크웹까지 차단한다. 러시아에서는 다크웹 접속을 위한 프로그램의 이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2017년 7월 통과됐다.

정태진 평택대 피어선칼리지 교수는 “다크웹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많은 국가에서는 사이버범죄를 수사하는 독립된 기관을 만들고 법적인 환경을 정비해놓았는데 한국은 아직까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다크웹 접속 자체를 막거나 처벌할 수는 없지만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권을 더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서 수감 중인 ‘W2V 운영자’, 미국서 범죄인 인도 요청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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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영국·독일 등 수사기관의 공조로 아동성착취영상 다크웹 ‘웰컴투비디오(W2V)’가 폐쇄된 이후 모습. 경찰청 제공


아동 성착취 영상 등 9가지 혐의

컬럼비아 연방대배심에 기소 상태

이용자보다 낮은 형량…송환 관심

“미국선 최대 30년형 가능한 범죄”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 영상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인 손모씨(23)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손씨는 미국 컬럼비아 연방대배심에 별도로 기소된 상태다.

한국과 미국은 1999년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고 피의자 신병 인도에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미국 법무부가 외교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한국 법무부는 검찰의 청구와 법원의 심사를 거쳐 인도 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23일 “개별 사안에 범죄인 인도 요청이 있었는지는 외교상 이유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는 법무부 소관”이라면서도 “미국 정부가 손씨의 인도를 요청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제시 리우 미 연방검사는 지난 16일 W2V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손씨의 송환을 추진 중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당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미국 사법당국이 “손씨 송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행 ‘범죄인 인도법’은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형이 확정된 경우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손씨가 미국 법정에 서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 컬럼비아 연방대배심은 손씨를 아동 성착취 영상 유포자와의 공모 혐의, 돈세탁 혐의 등 9건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인도가 불가능하지만, 그 외 혐의로 인도 요청이 올 경우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만일 손씨가 출소한 뒤 자진해 미국에 입국하면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돼 처벌받을 수 있다.

송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건 W2V 운영자인 그가 미국이나 영국의 단순 이용자들보다도 낮은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손씨는 지난해 9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대한 법률 위반’과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1년6월로 형량이 늘었다. 미국의 한 W2V 이용자는 영상을 1회 다운받고 1회 접속한 혐의로 징역 5년10월을 선고받았다.

CNN은 “손씨는 지난해 8월 아동 포르노 광고 혐의 등으로 미국에서 기소됐고, 이는 최대 30년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라며 “이러한 혐의가 적용되려면 손씨에 대한 범죄인 송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진무·심윤지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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