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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비밀경찰 얘기는 왜 나오나···'20년 화두' 공수처 6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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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내용·쟁점 분석해보니

민주당안 “대통령이 처장 임명”

한국당 “공수처 민변검찰될 것”

“비리 외 직권남용까지 수사”

“귀에 걸면 귀걸이식 수사 우려”

권력기관 3급 이상 6000명 대상

“너무 광범위해 삼권분립 훼손”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한 논쟁이 뜨겁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여야 논쟁이 그렇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공수처는 친문은폐처, 반문 보복처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보위부"라고 했다. "공수처가 있었다면 국정농단도 없었을 것이다.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시정연설에 대한 반응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부의 시한이 닷새 남았다"며 초를 재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법은 백혜련(민주당)·권은희(바른미래당)안 두 가지다. 제출된 공수처법의 내용, 그간 논쟁 등을 기초로 공수처를 둘러싼 쟁점을 정리했다.



①20년 논쟁… 공수처 필요성은 왜 제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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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폰서 검사` 특검 현판을 바라보는 민경식 특별검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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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는 20여년 전인 1998년부터 추진됐다. 당시엔 '정경유착 근절'을 앞세웠다. 1997년 금융위기, 한보 사태 등의 여파로 정경유착이 '사회악'의 상징처럼 지목받을 때였다. 당시 여당(새정치국민회의)은 그래서 공수처를 '부패방지법'의 일부로 취급했다.

'검찰개혁'의 이름표를 단 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다. 현재 여당안과 달리 공수처에 기소권은 없었지만 이미 정치적 중립성이 논란이 됐다. 야당(한나라당) 의원 30명은 "행정·입법에 이어 사법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결의안을 내 반대하고,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도 반발하는 등 갈등 끝에 무산됐다.

2000년대 말 스폰서검사 논란에 이어 2016년 100억원대 수임료를 수수한 홍만표 전 검사장, 넥슨과의 유착 의혹에 휩싸인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며 '검찰개혁론' 내지는 '검·경수사권 조정론'은 탄력을 받았다. "검찰의 권한이 과도해 생기는 구조적 부패"란 지적이 힘을 받았다. 여도 야도 "검찰의 직접 수사 총량을 줄이고 힘을 빼야 한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최선이냐"는 방법론엔 이견이 크다.



②계류 중인 '백혜련안'vs'권은희안'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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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둘러싼 쟁점별 논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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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권은희안의 기본골격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공수처장 임명, 공수처의 기소권 행사 등 2가지 사안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권은희안은 대통령의 인사권, 공수처의 기소권에 일부 제동 장치를 걸어뒀다.



<공수처장 임명>

▶백혜련안 :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5분의4 이상의 동의를 얻어 2명 추천 → 대통령이 1명을 지명 → 국회 인사청문회 →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

▶권은희안 : 인사청문회 이후 '국회 임명 동의' 절차 추가

<기소권 행사>

▶백혜련안 : 판·검사, 경무관급(3급) 이상 경찰은 공수처가 자체 기소

▶권은희안 : 대상은 백혜련안과 동일. 다만 공수처 내 기소심의위원회(만 20세 이상 국민 중 7~9명 무작위 추출) 심의·의결 거쳐야 기소

“공수처가 불필요하다”고 보는 한국당은 두 가지 안에 모두 부정적이다. 대안신당(가칭)도 22일 의원 워크숍에서 두 가지 안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독자적인 안을 내기로 했다.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장정숙 대변인)는 이유다.



③"재판 위축"…수사대상 둘러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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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법제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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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현직 고위공직자와 가족(배우자·직계존비속)을 수사 대상으로, 백 의원은 전직까지 포함하긴 했지만 수사대상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입법·사법·행정 전 분야의 고위공직자가 공수처 수사 대상이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은 물론 국회의원,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 국가 요인 수사를 할 수 있다. 또 총리실·중앙선관위, 중앙행정기관의 정무직 공무원, 검찰총장, 판·검사, 장성급 장교와 대통령비서실·국가정보원 등 권력 기관의 3급 이상 공무원, 광역자치단체장 및 시·도교육감 등도 수사 대상이다. 대략 6000~7000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광범위한 수사범위 탓에 이미 삼권분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1일 공수처법과 관련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저해되는 부분에 대한 특별한 유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 관련 사안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을, 법관이 고위공직자라는 이유로 공수처가 수사할 경우 법관이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23일 야당과 사법개혁 실무협의를 한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 등 공수처 수사 대상, 수사 범죄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④직권남용까지 포함, 수사범위 두고도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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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둘러싼 쟁점별 논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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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계류된 공수처법은 전형적 부패범죄인 뇌물수수, 알선수재, 정치자금 부정수수 외에도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도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직권남용 관련 고소·고발 남발 현상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혐의 적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판을 열심히 한 것을 직권남용죄로 걸 수도 있다. 심리의 필요 상 여러 사정에 따라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도 직무유기죄가 될 수 있다”(조재연 법원행정처장)는 논리다.

고위공직자 관련 수사에 대해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서 이첩해야 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옥상옥"이란 비판도 나온다. "제도적 법치를 자의적 인치로 전락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이유다.



⑤대통령의 인사권… 정치적 중립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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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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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은 정치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다. 민주당은 “공수처는 가장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설계됐다”(이인영 원내대표), "공수처장 임명 방식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김종민 의원)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처장은 물론, 차장과 공수처 소속 검사를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한국당에서는 "결국 공수처가 '민변 검찰'이자 '대통령 친위부대'가 될 것"(권성동 의원)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형식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사법부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장악하는데 공수처가 별 수 있느냐”는 논리다.

"후보추천위원회(7명)의 5분의 4 이상 동의가 있어야 공수처장 추천을 할 수 있다"는 공수처법 독립성 확보 조항에도 의문 부호가 달린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가운데 3명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 회장이 당연직이다. 여야 추천 인사가 각각 2명씩 들어가는데 야당 추천 인사 2명이 모두 반대해야 추천을 막을 수 있는 구조라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야당 추천 인사 2명을 모두 보수 야당이 가져가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⑥또 다른 거대 권력기관이 될 거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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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더불어민주당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법제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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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적인 의문도 제기된다. 수사·기소 양대 권력을 독점한 검찰의 구조적 부패를 막겠다며 또 수사·기소권을 모두 가진 권력기관을 만드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 같은 주장은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금 의원은 21일 “수사·기소권을 다 가진 공수처가 권한을 남용하면 어떻게 제어할 수 있냐”며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드는 것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더 강한 권력기관(공수처)으로 하여금 기존 권력(검찰)을 감시하도록 한다는 점을 비꼬아 한국당에서는 공수처를 과거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나 ‘보위부’에 빗대기도 한다.



⑦공수처 있었다면 국정농단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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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내용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 특별감찰관실 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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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있었다면 국정농단이 없었을 것”이라고 한 문 대통령의 22일 발언도 야당에서는 비판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을 사전 감지하지 못한 건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이유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직자 비리 척결 대책으로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당선 이후 이석수 변호사가 초대 특별감찰관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이 변호사가 청와대 핵심인사들을 조사한 결과를 내놓기도 전에 해임되며 청와대는 예방주사를 맞을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아직 공석으로 두고 있다. 한국당은 이와 관련 “특별감찰관제가 제대로 가동됐으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각종 의혹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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