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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섞였어도 결혼생활 중 키운 아이는 '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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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36년전 판례 그대로 유지… 혈연보다 '자녀의 행복' 우선해

아버지와 자녀의 유전자가 다른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민법상 친자녀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혈연관계의 진실보다는 가정의 평화와 자녀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A씨가 두 자녀를 상대로 낸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혈연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친자식으로 추정된다"고 판결했다.

이번에 소송을 낸 A씨는 무정자증이었다. A씨 부부는 1991년 다른 남자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으로 첫째를 낳고 친자녀로 출생신고를 했다. 1997년 둘째가 태어나자 A씨는 무정자증이 치유됐다고 생각하고 둘째도 친자녀로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둘째가 아내의 혼외(婚外) 관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2014년 부부는 이혼소송을 했고, A씨는 두 자녀를 상대로 자신의 친자녀가 아니라며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냈다.

소송은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기간에 태어난 자식에 대해서만 친생자 추정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36년 전 판례가 유지되느냐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다. A씨의 경우처럼 부부의 동거 기간에 태어나기는 했으나 유전자가 다른 경우에도 친생 추정 예외로 볼 것인가가 다툼의 대상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첫째 자녀의 경우에 대해 "아내가 혼인 중 남편 동의에 따라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친생 추정이 유지된다"고 했다. 또 둘째 자녀에 대해 "혈연관계 없이 형성된 경우도 헌법과 민법이 보호하는 가족관계"라고 했다. "자녀의 복리(福利)는 친자 관계 성립과 유지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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