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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인데 끌린다…곽철용과 조커 서로 다른 인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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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타짜1’ 조폭 곽철용

남성적 허세 뒤늦게 재미로 각광

유튜브서 급부상, 광고 출연도

최신 흥행작 주인공 ‘조커’

사회적 약자가 악인으로 변신

현실의 불평등이 공감대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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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디지털 스튜디오 ‘뭅뭅’이 유튜브에 올린 ‘철용 명대사 모음’ 동영상. 영화 ‘타짜’ 1편에서 곽철용(김응수)이 ’묻고 더블로 가“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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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전성시대인가. 13년 전 영화로 최근 신드롬급 인기 돌풍을 일으킨 ‘곽철용’(김응수)과 올가을 개봉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한 ‘조커’ 모두 독특한 악역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뭔가 허술해서 친근감을 주는 곽철용과 사회적 약자에서 희대의 악당으로 뒤틀려버린 조커는 서로 결이 전혀 다른 악인이지만, 대중의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켰다는 측면에서 묘한 공통점이 있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두 캐릭터 모두 인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곽철용은 남성성이 존중 못 받는 시대에 남자다움의 인간적인 면에 장난스럽게 접근함으로써, 조커는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회 구조적 배경을 이해시킴으로써 공감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곽철용은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1’에서 배우 김응수가 연기한 인물이다. 조폭 두목으로 도박장을 운영하며 위세를 떨치지만 극 중간에 자동차 전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조승우·유해진·김혜수·백윤식·김윤석 등 쟁쟁한 배우들이 ‘타짜1’에서 개성 넘친 연기를 펼친 탓에 개봉 당시 김응수는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 추석 연휴에 맞춰 선보인 ‘타짜3’가 전작보다 못하는 평가를 받으며 ‘타짜1’이 새삼 화제가 됐고, 영화 속 곽철용 등장 장면만 편집한 동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곽철용 재평가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네티즌들이 짚어낸 곽철용의 매력은 ▶고니(조승우)에게 관심 있는 화란(이수경)에게 “나도 순정이 있다”고 고백하는 귀여운 순정남이면서 ▶거액이 걸린 도박판에서 “묻고 더블로 가”라며 승부를 거는 추진력을 갖췄고 ▶고니에게 지고 난 뒤 화가 치미는 상황에서도 “너 내 밑에서 일할 생각 없냐”며 영입 제안을 할 만큼 치밀한 사업가라는 점 등이다. 또 “달건이(건달) 생활을 열일곱에 시작”해 밑바닥부터 인생을 살아온 진정성이 있다는 평도 나온다. 곽철용의 인기에 대해 배우 김응수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재미’ 때문 아니겠냐. 시끄럽고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에서 웃고 싶었던 사람이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하며 “내 연기를 좋아해줘서 배우로서 기분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돌연 전성기를 맞게 된 김응수는 최근 BBQ 치킨과 버거킹 광고 모델로 발탁돼 곽철용 패러디 콘셉트로 촬영을 마쳤다.

과거의 문화 콘텐트를 ‘발굴’해 동영상·움짤(움직이는 사진) 등 2차 콘텐트로 가공,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는 신세대 놀이 문화도 곽철용의 부상에 한몫했다. 1990, 2000년대 TV 음악방송 동영상이 ‘온라인 탑골공원’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배우 김영철의 드라마 ‘야인시대’(2002) 시절 대사 ‘사딸라’가 지난해 갑자기 돌풍을 일으킨 것과 일맥상통한 현상이다. 현재 온라인 상에는 곽철용 대사를 활용한 가상 광고, 게임, 성대모사 등 다양한 패러디물이 조회수를 높이고 있다. OCN 디지털 스튜디오 ‘뭅뭅’에서 제작해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올린 ‘철용 명대사 모음’ 동영상은 23일 현재 248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묻고 더블로 가”를 비롯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등 곽철용이 한 말들이 유행어로 떠올랐다. 강유정 문화평론가는 “곽철용 열풍의 일등공신은 유튜브”라며 “곽철용의 대사가 복잡하지 않아 소비자의 감성에 직관적으로 꽂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활용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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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조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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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철용 열풍의 양상이 이렇게 유쾌하고 가벼운 쪽이라면 조커의 인기는 보다 심각하게 분석된다. 영화는 DC코믹스의 대표적인 악당 캐릭터 조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며 불평등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정신질환, 사회적 고립과 양극화 현상 등에 지식인들의 위선과 조롱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광대 아서 플렉이 조커로 ‘흑화’되는 과정을 이해시킨다. “살면서 단 1분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던 주인공이 “외톨이 정신병자와 그를 냉대하고 쓰레기 취급하는 사회를 합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라며 기득권자를 향한 복수의 총격을 시작했을 때 관객들의 속내는 불편한 공감으로 무거워진다.

지난 2일 개봉한 ‘조커’는 22일 현재 누적 관객수 464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악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의미가 있는 악역에 대해 공감을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기득권자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정의에 대한 틀이 뒤집어지는 장면을 보며 관객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불평등에 점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곽철용과 조커의 인기 이면에는 김응수와 호아킨 피닉스, 두 배우의 명연기 공도 크다. 김응수는 촬영 당시를 돌아보며 “영화 전반부의 재미를 곽철용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다. 인물을 설득력·흡인력 있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커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를 24㎏이나 감량하며 열연을 펼친 호아킨 피닉스는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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