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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노조 리스크에 존폐위기 몰린 르노삼성·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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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 계약이 종료된 '로그'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했던 신차 배정이 무산됐다. 유럽 수출 모델인 'XM3' 물량도 8만대에서 5만대로 줄어든다고 한다. 연평균 20만대였던 생산량이 내년부터 10만대 초반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로 홍역을 앓았던 한국GM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생산량이 30만5000대로 42만대가 넘었던 2016년에 비해 39.3%가 감소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현재 확정된 신차가 2종에 불과해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작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차량공유 확산 등으로 자동차산업 판도가 바뀌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 크다. 현대·기아차 등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2일 임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 세계적으로 2500만대가 공급과잉이라 미래 자동차업계에서 사라지는 회사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는데 결코 빈말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대규모 감원과 공장 폐쇄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GM과 르노삼성같이 작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로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노사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다가 지난 6월 겨우 임단협을 타결했다. 그러나 노조가 불만을 제기하며 다시 전면파업에 나서면서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GM도 노조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생산량이 줄면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데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 노조도 사라진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노조는 지금이라도 위기감을 공유하고 회사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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