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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늦어지는 공정위 심사…속터지는 유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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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고용불안-투자계획 전면 수정해야 할 판…"급변하는 시장에 신속한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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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CJ헬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3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LG U+와 CJ헬로 간 인수합병(M&A) 유보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10.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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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합병(M&A)안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지연되면서 통신업계와 케이블TV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피인수자인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고용 불안 우려가 나오고 있고, 인수 주체인 통신 사업자들은 내년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다.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작업에도 차질이 예고된다.

◇LG유플, CJ헬로 인수 심사 신청 7개월 지났는데..=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달 6일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합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합의를 유보한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도 이날 함께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심사를 지난 3월15일 신청한 지 7개월이 지났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 심사 결과가 7개월여 만에 나왔던 것과 비교해도 더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과거 공정위장을 맡았을 당시 “SK텔레콤과 CJ헬로가 지금 기업결합 승인심사를 받는다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판단하겠다”고 밝히며 빠른 기업결함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봤던 당초 예상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다음달 6일 공정위가 최종 결론을 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유보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부가조건으로 제시한 교차판매의 형평성을 의식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공정위는 티브로드를 인수하는 SK텔레콤에 유료방송 17개 권역에서 상호 서비스 교차 판매를 제한한 반면, LG유플러스에는 이같이 조건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기업결합안 부가조건 형평성이 이슈화되면서 최종 결론이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심사작업도 덩달아 낮춰질 공산이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안에 대한 공정위 심사가 지연되면서 SK텔레콤의 티브로드 M&A 일정 역시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관계기관(공정위) 심사 및 승인 과정 연장으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 기일을 내년 1월1일에서 3월1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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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업계, 커지는 고용 불안…통신사도 투자 계획 다시 짜야=유료방송 M&A에 대한 공정위 심사가 늦어지면서 케이블 업계의 불안감은 갈 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CJ헬로 노조는 이날 공정위 심사 유보와 관련 ”정부가 케이블 방송 노동자를 끊임없는 고용불안에 내몰아왔다”며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에 대한 조속한 승인을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재 CJ헬로 직원과 협력 업체 직원은 3000여명 수준이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소속 케이블 설치·수리 직원 1000여명도 SK텔레콤에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티브로드 원청과 하청업체는 2~3년마다 계약이 갱신된다. 합병 심사 결론이 늦어지면 재계약 여부 등이 불투명한 상태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인수 주체인 통신사들 역시 공정위 심사 지연으로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유료방송 인수 이후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투자 계획을 마련했던 만큼 심사 지연으로 관련 계획을 모두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지난주 진행됐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유료방송 M&A 심사 지연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으며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M&A 절차가 늦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와 케이블업체 간 굵직한 M&A 심사가 지연되면서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 움직임에 대한 대응 역시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보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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