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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환경부의 철책은 ‘능력자’ 멧돼지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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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농가가 다행히 2주째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멧돼지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멧돼지 사체가 민통선 안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틀 전(21일)에도 강원도 철원에서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가 추가로 발견됐는데요, 경기도 파주와 연천을 포함해 멧돼지만 벌써 12번째입니다.

이쯤 되면 민통선 내 접경 지역 멧돼지들은 광범위하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감염된 야생 멧돼지들이 민통선을 벗어나 남쪽으로 내려오는 일입니다.

환경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바로 울타리 설치입니다.

감염 멧돼지가 발견된 곳 주변으로 전기가 통하는 90cm 높이의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 반경 3km 정도를 뺑 둘러 1.5m 높이의 울타리를 추가로 설치하는 겁니다.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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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문이 듭니다. 최대 150cm 높이의 이 울타리로 과연 '능력자' 멧돼지의 이동을 막을 수 있을까요?

4년 전, 서울에서 촬영된 멧돼지 영상을 우선 보시죠.



자기 키의 서너 배는 될 법한 담장을 아주 가볍게 넘어 뛰어갑니다.

다음은 몇년 전 창덕궁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창덕궁의 담벼락도 이 멧돼지에게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멧돼지의 가공할 만한 점프력에 관해 이야기하자 환경부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냥개 등이 일부러 쫓지 않으면 그런 높이를 점프로 뛸 일이 없다. 1.5m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럼 이 영상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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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제공: 호세 마누엘 산체스 박사


누가 쫓은 거 같지도,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도움닫기도 없이 제자리높이뛰기로 ('서전트 점프'라고도 하죠) 담벼락을 간단하게 뛰어넘어 버립니다.

정말 '능력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네요.

환경부는 이런 설명도 했습니다.

"멧돼지는 정주성이 강해서 행동반경이 1.3km에 불과하다. 화약 냄새를 맡거나 사냥개 이동 등 특수한 경우에 먼 거리를 이동한다."

그럼 도심에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는 이 멧돼지들은 무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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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멧돼지가 1.5m 높이의 철조망을 뛰어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일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멧돼지는 반경 1.3km 이내에서 조용히 지낼 겁니다.

그런데 아주 이례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가, 그것도 한 마리만 이 저지망을 뚫어도 수십 킬로미터의 철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철저하고 완벽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금도 적잖이 들어가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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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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