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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로 서민들 꿈 가까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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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민간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어제(2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투기과열지구 중 아파트값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주택 분양가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게 됩니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대구 수성구와 세종시 등 전국 31곳은 관심이 뜨겁습니다. 과연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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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일정 가격 이하로 낮추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는 택지비(땅값)와 건축비 등으로 결정되는데, 이 택지비와 건축비가 일정 가격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땅값은 분양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표준지공시지가가 적용돼 땅값이 싸져서 분양가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보통 표준지공시지가는 시세의 65%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즉 분양가의 70%를 차지하는 땅값이 시세의 2/3 수준으로 떨어지니 분양가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표준형 건축비가 적용되니 거품이 빠져서 이래저래 분양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분양가가 떨어지면 기존에 인근 지역의 주택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무주택 서민들이 좀 더 쉽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는 어느 날 아침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제도가 아닙니다. 이미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에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60㎡ 이하의 주택을 제외하고는 분양가가 자유화됐습니다. 부동산 경기의 흐름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는데, 가장 최근에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에 시행된 바 있습니다. 그러다 2015년부터 민간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고 공공택지에 대해서만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한 것이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부활한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의 설명처럼 '서민을 위한 정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정책의 방향과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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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과열됐다는 것은 원인 분석만 엇갈릴 뿐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주거 빈곤층과 하우스푸어 문제는 더는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폭주를 막겠다는 정책의 의도, 방향성은 적절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효과가 있을까요? 2년 전 나온 논문 '분양가 상한제의 재고주택가격에 대한 영향:서울시 동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이중차분법의 적용(주택 연구. 2017)'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격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낮게 조절한다면 공급량이 떨어져 역효과가 난다는 우려도 실증적으로 보니 그렇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공급 수치를 살펴보면 위의 그래프와 같이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주택 물량이 특별히 줄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대내외적 변수가 커 다양한 이견이 있는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기된 2015년과 2016년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던 다른 연도에 비해 공급 물량이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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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주택 가격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B주택가격동향의 그동안의 서울 집값 상승률 그래프는 이를 뒷받침해주는데요.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한 시기에 서울 집값 상승 기울기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됐을 때보다 완만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논문인 '분양가 상한제의 재고주택가격에 대한 영향: 서울시 동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이중차분법의 적용' 역시 분양가 상한제의 집값 안정 효과를 지지합니다.

단 이러한 실증 보고서들은 단기적 효과만을 밝혀냈음을 이야기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실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반대하는 건설업계와 일부 학자들은 주로 분양가 상한제가 장기적 관점에서 역효과를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 효과와 단기적 효과 둘 다 전혀 없다며 실증 검증에서 '효과가 있어 보이는 건' 다른 대내외적 영향 때문이지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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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 정책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이번 민간 분양가 상한제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역으로는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기준 'KB 부동산 Liiv ON'이 밝힌 서울 강남구 아파트 시세는 3.3㎡당 5590만 원, 서초구는 5052만 원, 송파구 3950만 원, 용산구 3705만 원, 성동구 3055만 원, 마포구 2966만 원 그리고 강동구는 292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근로자 평균 연봉이 3634만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근로자의 중위값인 상위 50%의 연봉은 2864만 원이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유력 지역 모두 시세로만 따져본다면 근로 소득 상위 50%가 1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사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전체 지역이 아닌 일부 지역 그것도 동 단위로 지정되는 '핀셋 분양가 상한제'가 서민 주택 구입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고 투기 세력을 잡는 데에만 중점을 두는 등 본말이 바뀐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근본적 이유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학군과 교통 편리성, 일자리 등의 생활 인프라입니다. 주택 가격을 올리는 특정 지역 선호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호 지역에 쏠려 있는 생활 인프라를 다른 지역에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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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의 '2019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등학교 현황'에서는 서울 서초구는 출신 학생 1천 명당 28.3명이, 서울 강남구는 27.1 명, 서울 양천구 16.2명, 경기 과천시가 14.7명,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14.6명이 서울대학교에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될 거라고 예상되는 많은 지역에 생활 인프라가 몰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다양한 문제가 엮여있는 복합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러한 과도한 주택 가격의 근본 원인을 고려한 정책이 없다면 서민이 주택을 사기 부담스러운 지역을 대상으로만 한 '핀셋 분양가상한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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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우 기자 (kbs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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