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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前 주한 美대사 "매일매일 한국어 공부"… 美 워싱턴 정가서도 한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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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00년 기획 /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수강생 대부분이 공무원·회사원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워싱턴 인근 알링턴의 커피숍에서 만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의 손엔 '서강 한국어' 교재가 들려 있었다. 서강대에서 만든 한국어 교재다. 그는 한국어로 "매일매일 공부해야 해요"라고 하더니, "얼마 전 상급반으로 올라갔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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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커피숍에서 한국어 교재를 펴놓고 공부하고 있다. /조의준 특파원


리퍼트 전 대사는 현재 보잉사 외국정부 담당 부사장이다. 주한 미 대사를 그만둔 지 2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한국과 한국어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며 "독일 사람을 만나도 한국 얘기를 하면, 좋은 대화의 시작이 된다"고 했다. K팝과 남북 관계가 세계적인 이슈라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소재란 것이다.

세계 정치의 수도 워싱턴에서도 한국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등 미 연방정부에서 일하는 '한국어 요원' 숫자만 150여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 나온 아무리 작은 기사라도 한·미 관계, 북한 등과 관련된 기사는 실시간으로 워싱턴에서 영어로 번역된다고 보면 된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지난해부터 한국어 TV 방송도 시작하는 등 규모를 크게 늘렸다.

워싱턴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열고 있는 한국어 수업 과정은 3~4개월 기다려야 자리를 구할 수 있을 만큼 인기다. 총 9개 강좌 120명이 수업을 듣는데 대기를 걸어놓은 인원만 60여 명 안팎이다. 수강자 중 한국 교포나 한인 2세 비율은 10%가 안 되고 대부분 국무부나 상무부의 공무원이나 워싱턴의 회사원, 학생들이다.

특히 국무부에서 승진과 경력 관리에 동아태국이 유럽국을 뛰어넘는 핵심 보직으로 떠오르면서 미 외교관들 사이 한국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군인 출신인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980년대 한국어 어학병으로 훈련을 받아 한국어에 유창하고, 마크 내퍼 국무부 한·일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인들에게 한글 '카톡'을 보낼 정도로 한국어를 잘한다. 이 밖에도 동아태국 외교관 중 상당수가 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구사한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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