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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강남3구·용산에 아파트 한 채 있는 당신은…세계 1%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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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인 가운데 74만명

자산 100만달러 이상 보유

9년새 백만장자 10배 늘어

이데일리

글로벌 웰스 보고서 주요 내용(표=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국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백만장자가 74만명으로 9년 만에 10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자산 상당수가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집값 상승이 백만장자 탄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강남 3구나 용산 등의 아파트 중위값이 10억원 이상으로 이들 지역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백만장자에 드는 셈이다.

◇한국 성인 1명당 보유자산 2억…백만장자 늘어

22일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가 발간한 ‘2019 세계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순 한국 성인 1명당 보유하고 있는 자산규모는 17만5020달러(약 2억500만원)를 기록해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대부분 국가를 웃도는 수준으로 서유럽 국가와 비슷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자산 증가 속도다. 2000년 초만 해도 한국 성인 1인당 자산규모는 환율 이동평균치 기준으로 5만770달러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1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자산규모가 줄지 않았다. 그 결과 2000년부터 2019년까지 1인당 자산규모는 연평균 6.9%씩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1인당 자산규모가 연평균 1.9%씩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5배 빠른 속도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의 저축률이 높고 금융사도 선진화돼 있는데도 가계 자산이 비금융 자산에 몰려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비금융자산 비중이 63%에 달하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인구밀도가 높고 부유한 국가의 높은 부동산 가격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7억76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4년 9월 4억6186만원에 비해 68% 상승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중위값은 11억~15억원 수준으로 5년 전 7억~8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두배 가량 올랐고 용산구의 경우 6억원대에서 13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100만달러가 한화로 약 11억7000만원 수준인 만큼 서울 요지에 아파트 한 채 보유하고 있으면 백만장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백만장자는 74만1000명으로 작년 조사때 73만5500명에 비해 5500명 증가했다. 지난 2010년 조사때만 해도 7만8000명에 불과했지만 9년 만에 10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 상위 1%에 드는 부자도 80만6000명에 달하고 자산 5000만달러(약 585억5000만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초고액자산가는 2984명으로 작년 대비 600명 가량 늘었다.

앞으로도 한국의 부자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의 백만장자 수는 향후 5년간 거의 100만명으로 30%, 초고액자산가 수는 4200명으로 4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위 10% 부자 중국이 미국 추월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상위 10%의 부자를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사실이다. 상위 10% 부자 중 중국인이 1억명으로 미국인 약 9880만명을 웃돌았다. 자산 10만9430달러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상위 10%에 들 수 있다.

국가별 총 가계자산을 보면 미국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이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미국 백만장자 수가 23% 증가할 때 중국은 55% 늘어 부자 탄생 속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존 우즈 크레디트 스위스 아시아 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과 중국 간 상대적 지위가 달라질 것”이라며 “2024년까지 아태지역 초고액자산가 수는 6만6000명으로 2만1300명 증가할텐데 그 중 42%는 중국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백만장자는 4680명으로 1% 가량을 차지했지만 전세계 부의 4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위 1%가 차지하는 자산의 비중은 2016년 최대를 기록한 후 줄어 불평등 정도는 완화되는 추세였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으로 부의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글로벌 자산 증가분 중 금융자산이 기여한 부분은 39%에 불과했고 비금융자산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

나네트 헤클러-페이더브 크레디트 스위스 인터내셔널 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 겸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미국과 중국은 각각 3조8000억달러,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형성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나타냈다”며 “전 세계 백만장자수와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늘어난 데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기여도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투자상황의 개선과 기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회를 맞은 세계 부(富)보고서는 매년 발행되며 전 세계 200개 국가의 성인 50억명이 보유한 자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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