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예산안 사수”“대폭 삭감”… 513조 ‘쩐의 전쟁’ 시작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야, 슈퍼예산안 심사 본격 돌입 / 與 “과감한 재정투입 일자리 창출” / 野 “2020년 총선 겨냥 퍼주기 예산” / 일자리·남북협력 예산 최대 쟁점 / 패스트트랙 맞물려 향후 향방 주목

세계일보

22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의원들이 진술인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슈퍼 예산안’ 본격 심사에 돌입했다. 정부가 ‘경제 회생’을 강조하며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올해 예산인 469조6000억원보다 44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야당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과 재정건전성 문제를 파고들겠다고 예고해 치열한 ‘예산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 심의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11월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세계일보

김원식 건국대 교수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번 예산안 심사의 최대 쟁점은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 예산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일자리 예산은 25조7697억원으로, 올해(21조2374억원)보다 21.3% 증가했다. 민주당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해서라도 일자리 창출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 창출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올해보다 10.3% 증가한 남북협력기금(1조2200억원)을 놓고도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북·미 실무회담 결렬 등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현 상황에서의 남북협력 사업은 ‘대북 퍼주기’에 불과하다며 대대적인 삭감 방침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민생·개혁과제 추진을 위해 예산안 사수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경제활력에 집중한 내년도 예산안을 신속하게 심의하고 필요한 입법을 뒷받침해서 내년도 경기침체 위험을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반면 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심각한 재정 중독’이라고 질타하며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 “이번 정기국회에 나라의 운명이 걸렸다”며 “문재인 정권의 무모한 포퓰리즘 망국 예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민생, 안전·안심, 공정예산을 이번 예산안 심사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예산과 가짜 평화 예산인 북한 퍼주기 예산, 보조금 사업 등 좌파들끼리 나눠먹기 하는 예산을 과감히 삭감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난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 검증에 공로가 큰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준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재정 건전성이 취약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예산안 처리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 개혁안과 선거제 개편안 처리 문제와도 첨예하게 얽혀 있어 여야 협상의 향방이 주목된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