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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급감·자금난에 생존 기로…미래車 엄두도 못내는 `르쌍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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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車 허리가 무너진다 ◆

매일경제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신차 생산 물량이 줄거나 배정에 실패한 가운데 르노삼성·한국GM·쌍용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산업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올해 3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이 노조의 파업으로 멈춰 서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르노삼성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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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유럽 시장에 가깝고 인건비도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60% 수준이죠. 바야돌리드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부산공장에 5만대나 유치한 게 차라리 이상할 정도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국내 협력사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르노삼성은 XM3 유럽 수출물량을 당초 기획했던 8만대에서 40% 가까이 삭감된 5만대 수준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르노삼성뿐 아니라 한국GM·쌍용자동차 등 현대·기아자동차를 뺀 국내 완성차 3사는 인건비는 다른 해외 기지보다 높고 대부분 노조도 강성"이라며 "전기차(EV)·자율주행차 시대 도래에 앞서 제조·인력 혁신을 했어야 하는데 글로벌 본사 하도급 역할에 머무르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르노삼성과 한국GM, 쌍용차로 대표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허리는 이처럼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내수·수출은 동반 부진하고 수년간 쌓인 적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마저 의심케 만들었다. 여기에 르노삼성·한국GM을 쥐고 흔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미국 GM 등 글로벌 완성차는 국내에서 만들 신차 물량을 줄이며 미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연평균 20만대(부산공장 기준) 완성차 생산실적을 유지하던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10만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생산절벽이 기정사실로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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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이미 10월부터 시간당 완성차 생산량을 60대에서 45대로 25% 줄이는 감산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7년 만에 생산직 희망퇴직도 접수했다. 여기에 생산량이 더 줄면 결국 2교대 근로제를 1교대로 개편하며 추가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바야돌 리드 공장의 차 1대당 평균 생산시간은 16.24시간으로 부산공장을 앞서고 인건비도 훨씬 싸다"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판매마저 침체돼 있는데 부산공장에 '배려'를 해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GM과 쌍용차는 르노삼성보다 상황이 안 좋다. 1~9월 합계 기준 한국GM의 생산량은 2016년 42만4541대에서 올해 30만4756대로 약 39.3% 줄었다. 현재 확정된 신차는 오는 11월 부평1공장에서 양산할 '트레일블레이저'와 2021년 창원공장에서 만들 크로스오버 SUV 단 2종이다. 일감이 없는 부평2공장은 급한 대로 멕시코에서 만들던 소형 SUV 트랙스를 받아와 생산 중이지만 이 역시 2022년이면 끝난다. 업계에서는 부평2공장을 비롯한 일부 한국GM 사업장이 폐쇄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여기에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조8007억원에 이른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올해 한국GM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기대했지만 지속된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이 맞물려 실패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리셋 사장은 노조 파업에 대해 생산 물량을 해외로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에만 1052억원의 적자를 봤다. 평택공장 노조 점거 사태로 얼룩진 2009년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2017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로 쌓인 손실액은 1조원이 넘는다. 쌍용차는 올 들어 9월까지 총 10만755대를 생산하고 10만1403대를 판매했다. 올해 초 세운 판매 목표치 16만대의 60%에도 못 미친다.

쌍용차는 그동안 쌓인 손실 때문에 신차 개발도 대부분 미뤄뒀다. 현재 진행 중인 신차 프로젝트는 코란도 EV 정도다. 쌍용차는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271%, 자본잠식률 11%로 정상기업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올해 평택공장을 담보 삼아 산업은행에 1000억원 대출을 긴급히 요청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완성차의 트렌드가 EV를 포함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는 가운데 대비를 못한 스몰3사가 자칫 공멸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한국GM과 쌍용차는 본격 생산하는 친환경차가 제로(0)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르노 EV 'ZOE'를 소규모로 만들고 있고, 초소형 EV 트위지를 협력사에 맡겨 연 5000대 남짓 양산 중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사)은 "현대·기아차도 미래 모빌리티 혁신과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힘겨운 싸움을 펼치는 상황"이라며 "생산성 면에서나 브랜드 파워 면에서나 빈약한 르노삼성·한국GM·쌍용차는 장기 생존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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