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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시위서 '아기상어' 깜짝 등장…시민들 일제히 율동·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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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겁먹은 아기 달래려 시민들 창 너머로 동요 불러줘

연합뉴스

2019년 10월 19일 밤 레바논 베이루트 인근 바브다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둘러싸인 차량 속 아기에게 겁먹지 말라며 동요 '아기상어'를 불러주는 시위 참가자들. [엘리안 자보르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중해 연안국가 레바논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겁먹은 아기에게 시위대가 동요 '상어가족'을 불러주는 장면이 촬영돼 화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바논 여성 엘리안 자보르는 19일 밤 생후 15개월인 아들 로빈을 차에 태운 채 베이루트 남쪽 바브다 지역을 지나다 시위대에 둘러싸였다.

자보르는 "아기가 있다.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자,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일제히 율동하며 상어가족의 영어판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로빈은 이 노래를 좋아한다. 그는 집에서 여러 번 그 노래를 듣고 웃곤 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은 레바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자보르는 자신이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주기도 전에 남편이 동영상을 봤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에서는 정부가 내년부터 왓츠앱 등 메신저프로그램 이용자에게 하루 20센트, 한 달 6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7일 이래 연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난 심화와 35세 미만 청년의 37%가 무직일 정도로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와중에 만성적 부패로 악명 높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데 격분한 것이다.

시위대는 부패를 규탄하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고,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이날 반정부 시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경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메신저 프로그램 과세 철회,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등 고위 공무원 급여 50% 삭감,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부금 활용 방안이 담긴 내년도 예산 확정 등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하리리 총리는 시위대의 사퇴 요구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레바논의 국가 부채는 860억 달러(약 103조원)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이른다.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내전을 겪은 레바논은 아직도 전기와 상수도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는 등 문제를 겪고 있으며, 생활고와 정치권의 부패에 시달려온 국민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자보르는 아기를 위해 거리에서 동요를 부르는 시위대야말로 레바논 어린이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면서 "레바논 어린이들은 더 나은 미래를 가져야 한다. 로빈은 커서 이 동영상을 보고 레바논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어가족은 2015년 국내 교육분야 스타트업인 스마트스터디가 유아교육 콘텐츠 '핑크퐁'을 통해 내놓은 동요다. 북미권 구전 동요를 편곡한 2분 길이 노래로, 쉽고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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