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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도’ 대신…보수 통합·개혁법 ‘키’ 잡은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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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 한국당 입장 동조…손학규 “기회주의자”

“선거제·공수처 법안 막고 바른미래당 떠나 신당 창당”

기존 협상 구도 뒤흔들어…비당권파 의원들 거취 주목



경향신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대표(61·사진)가 보수 통합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리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보수 정치권 변화에 동력을 주입하고 있다. 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려진 공수처와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개혁법안 운명을 가르는 ‘키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 대표가 개혁보수와 중도를 아우르겠다던 창당 정신을 뒤로 한 채 한국당 구애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조국 국면’을 거치며 유리한 위치를 점한 한국당과 반대로 조급해진 유 대표의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 대표는 21일 오는 12월 탈당을 공식화하면서 보수를 갈라놓은 ‘박근혜 탄핵’ 문제에서 전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말했다. 보수 통합 전제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라’고 요구한 것에 견주면 입장이 완화한 셈이다. 박 전 대통령 신병 문제와 관련해선 “재판이 끝나면 당연히 사면돼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당내 친박계, 우리공화당도 비판해온 ‘박근혜 탄핵 인정’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취하면서 한국당과의 통합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다. 이에 따라 유 대표는 손학규 대표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와는 결별하게 됐다. 유 대표가 강조해온 ‘개혁보수, 합리적 중도’ 동맹에서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인사들과는 선을 긋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원칙 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라고 유 대표를 맹공했다. 또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다가 배신했고 오직 자신이 주인이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유 대표는 인터뷰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에 반대하며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이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그간 자체안을 내놓고 공수처 법안 협상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유 대표가 ‘원칙적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 협상 구도가 달라지게 된 것이다.

유 대표 발언은 변혁 내부의 분열로 귀결될 수 있다. 변혁 소속의 권은희 의원은 지역구가 광주(광산을)라 한국당과의 통합을 환영할 수 없다. 안철수계 비례 초선 의원들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유 대표가 한국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일수록, 변혁 내부 원심력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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