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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상대 이해 안 하고 증오” 종교계 “반대 목소리도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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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지도자 靑 초청 오찬 /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적대감 키워 /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 / ‘野, 반대를 위한 반대’ 인식 드러내 / 원행 스님 “화쟁의 중심은 공정” / 김영근 관장 “먼 미래 보고 준비해야” / 김희중 의장 “다양한 색 모여 그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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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송범두 교령(천도교), 오도철 교무(원불교), 김영근 관장(유교), 김성복 목사(개신교), 문 대통령, 원행 스님(불교), 이흥정 목사(개신교).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종교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정치적 갈등이 곧바로 국민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상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국민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이어진 오찬에서 “생각이 다양한 것은 그만큼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증오와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전 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과제”라며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에 있어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며 “그래서 정부는 양쪽을 다 조화시키려 하는데 이 시점에 통합된 국민들의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론분열로 인한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번(조국 사태)에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들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점”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반대를 요구한 국민 목소리를 공정에 대한 요구로 해석한 셈이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국민 요구에) 아주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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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오찬에는 원행스님(불교), 이홍정 목사(개 신교), 김성복 목사(개신교),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오도철 교무(원불교), 김영근 관장(유교), 송범두 교령(천도교) 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국민통합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들은 뒤 불교계를 대표하는 고승 원효 스님의 ‘화쟁(和諍)’이 주는 가르침으로 화답했다. 이는 다양한 종파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이론을 인정하고 보다 높은 차원에서 통합을 시도하려는 불교 이론을 말한다. 원행 스님은 “화쟁의 중심은 지극히 공정하고 가장 공정한 경지를 말하는 ‘지공(至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추구하고 계시는 공정사회는 바로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근 성균관 관장은 “정치권은 현안만을 가지고 싸우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희중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은 “다양한 색깔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이 되고, 다양한 악기가 모여 오케스트라가 되듯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지 말고 국론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경청해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는 “국민통합에 종교인이 앞장서 달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분명 한계도 있다”며 “일본과의 수출 규제 문제 같은 외교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또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달중·박현준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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