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칠레 정부는 시위가 가라앉지 않자 20일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군인·경찰 등 병력 1500명을 추가 파병하고 21일 하루 동안 수도권 휴교령까지 내렸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위대 8명이 죽고 1462명이 기소됐다.
지난 주말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거리 곳곳에서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이 날아들고 공공시설과 상점이 파괴되는 가운데 무장한 군대가 등장하면서 전쟁터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 등 청년층이 시위를 이어가고, 항만노조는 21일 전국 파업을 선언하는 등 현장에서도 생활고에 항의하는 파업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칠레의 주요 생산 광물인 '구리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발도 프로쿠리카 칠레 광업부 장관은 20일 "전국적으로 화물·운송 대란이 일어났지만, 업체들은 작업자 교대 근무로 생산 차질에 대응 중"이라며 "코델코, BHP 등 주요 글로벌 광산회사 구리 채굴 현장을 점검한 결과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21일, 칠레 최대 구리 채굴 현장인 BHP사의 에스콘디다 광산 노조는 '시위 동참' 차원에서 22일 하루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칠레는 전 세계 최대 규모 구리 생산지다. 21일 런던금속거래소(LME) 선물시장에서 구리 가격(3개월물 기준)은 1t당 장중 5837.50달러에 거래돼 이달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1일 칠레 증시는 개장 직후 3% 이상 급락세로 출발했다.
한편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는 적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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