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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의상 준비하세요"…엄마는 등골이 오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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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동작구에 사는 대학생 김지훈 씨(가명·21)는 다가오는 주말 친구들과 핼러윈 파티를 할 계획에 설레면서도 걱정이다. 의상부터 클럽 예약비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김씨는 "의상과 메이크업을 평범하게 준비하는 편인데도 학생 신분으로는 큰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많은 10·20대가 고민에 빠졌다.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십만 원에서 100만원 이상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핼러윈을 포기하면 또래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할 수 있어 해마다 핼러윈 데이가 오는 게 두렵다는 학생도 많다.

핼러윈 데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이는 부분은 의상과 화장이다. 해당 축제가 자신을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을 따라 특유의 분장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품 같은 경우 대형마켓이나 인터넷 등에서 저렴하게 낱개로 살 수 있지만 의상은 최대 300만원에 달하는 등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김씨는 "히어로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영화 캐릭터로 분장할 수 있는 옷을 많이 찾는다"며 "사기엔 너무 비싸 하루 빌리는 사이트를 알아봤는데 12만~15만원 하는 것도 절반 이상은 예약이 찼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영화 '조커'가 인기라 분장해 줄 가게를 알아봤는데 비싼 곳은 메이크업 비용으로 10만원 넘게 부르는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태원과 홍대, 강남 일대 등 클럽 문화가 활발한 지역에서는 바가지 논란도 일고 있다.

파티 참가비용만 1인당 20만원을 훌쩍 넘기고, 술값을 평소보다 10~20% 비싸게 받는 관행 때문이다. 실제 서초에 있는 한 클럽은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주말 4~6인 테이블 가격이 35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소재 한 클럽 SNS에는 소비자가격 20만원 상당의 샴페인을 5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번 주말 이태원 클럽 파티에 갈 예정이라는 최성훈 씨(가명·29)는 "(이렇게 고액을 써야 하는데도) 경쟁이 치열해 예약을 잡으려고 20일 전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미취학 아동을 둔 학부모들도 고액 핼러윈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허지영 씨(가명·35)는 "당초 유치원에서 핼러윈 행사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해 안심했는데 갑자기 일주일 전에 의상을 챙겨오라고 했다"며 "하루 입자고 핼러윈 의상을 사는 것도 아까워 그날엔 아이를 유치원에 안 보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영·유아와 초등학생 등 어린 학생들에게 영어 등 특정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에서는 행사 준비 비용을 강사들에게 떠넘기기도 한다. 경기 용인에서 학원 강사를 하는 박윤지 씨(가명·36)는 "원장님이 별도 비용이나 수당 지원 없이 행사를 맡겼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회사 행사에 사비를 쓰게 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위법 사항"이라며 "지방별 고용노동청 진정 등을 비롯한 시정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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