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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대통령 "빠른 경제성장·부담없는 롤모델이 한국 외교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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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국가, 과거 권위주의 탈피…민주주의 빠르게 발전"

노영민 "한-인니 CEPA 사실상 타결…대통령과 케미 잘 맞아"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7대 종단 지도자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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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길 바라면서도 아주 편하게 여기는 것이 한국 외교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개최한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의 사전 차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일본이나 중국은 제3세계를 지원할 때 조건들을 많이 달더라"며 "제가 유학생활 중 제3세계 신도들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어려운 나라를 도와줄 땐 조건없이, 조건을 달더라도 자생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아 10~20년 지난 다음엔 '한국이 참 고마운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것이 한국 외교의 강점"이라며 "한국은 강대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데, 아세안 각국이 경제적인 면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의존이 훨씬 크지만 그런 강한 국가들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협력이 늘어나는 만큼 이러저러한 조건들이 자꾸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말하자면 '부담없는 나라'이고, 관계에 있어서도 과거에 어려웠다가 한국이 조금 더 먼저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성장 경험이 자신들에게도 아주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주교는 "국방은 무기를 갖고 나라를 지키지만, 외교는 총알없이 나라는 지키는 것인데 일본은 외교관이 6000명인데 비해 우리 외교관은 2700명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해외에 나가있는 외교관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하는데 우리 외교가 조금 약하지 않은가"라며 "일본에서는 드러나지 않게 정부에서 지원해 요소요소에 학자들과 외교관들을 심어 국익을 위해 최대한으로 치밀하게 한다. 우리 외교관들도 인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김 대주교에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태국과 일본 순방할 때 초청받으셨나"라고 물었고, 김 대주교는 "한국주교회의 의장으로서 참석하면 좋겠다고 초청을 받았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달 19일~26일까지 태국과 일본을 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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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7대 종단 지도자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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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전 차담회에서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 경축특사로 참석하고 간담회에 온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해 인도네시아와 조코위 대통령이 화두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언제 다녀오셨나"라고 물었고 노 실장은 "무박 3일이었다"라며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10개국 중에서 면적, 인구, GDP 3개가 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마 앞으로 아세안과 인도 등 '이미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조금 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가 "방산 물자가 인도네시아에 많이 수출되는 것 같다"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와는 국가 간 협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 방산·국방인데 지금 우리 잠수함을 수출하고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아주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가 있다"라며 "관계도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 실장은 최근 한-인도네시아 간 자유무역협정(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언급했다. 노 실장은 "사실은 인도네시아가 일본의 앞마당이다. 인도네시아 차량의 97%가 일제"라며 "이번에 CEPA가 타결되면서 우리가 일본보다 교역 조건이 더 나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실장은 "조코위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며 "대통령님과 워낙 '케미'(화학반응이라는 뜻의 Chemistry·호흡이 좋다)가 잘 맞아서"라고 덧붙였고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현상은, 오히려 민주주의가 먼저 발전된 서구에서는 요즘 '민주주의의 위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아세안 국가들은 과거의 권위주의에서 많이 탈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도 '서민 행보'로 국민들께 아주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그런 모습을 보여 아시아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국민과의 소통 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 실장은 "조코위 대통령, 사실 인도네시아가 아세안의 맹주다. 아세안 사무국도 인도네시아에 있다"라며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 같은 아세안 국가인데 어느 나라도 지적하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인도네시아가) 공식회의에서 인권, 민주주의를 거론한다"라며 "사실 그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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