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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온 동네서 비판 화살…“트럼프, 나약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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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G7 트럼프 리조트서” 발표 뒤 반발로 취소

공화당, 공개 비판하며 백악관에 결정 재고 요청

시리아 철군에는 친트럼프 의원들도 “실수” 비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편지 쓰레기통에”

백악관 반대에도 전·현 관료들 탄핵 조사 증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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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탄핵 조사와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 등 대형 현안들로 나라 안팎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전과 달리 여당 내에서 공개적 비판을 자주 받고, 외국 정상에게서 거부당하는 그를 두고 <워싱턴 포스트>는 20일(현지시각) “트럼프가 나약함의 계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겠다고 발표했다가 이틀 만에 취소한 게 대표적 사례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10여개 후보지를 검토한 결과 도럴이 최적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그 직후 ‘대통령직을 사익 추구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공화당에서조차 “민주당이 해온 비판에 기름을 붓는 것”(폴 미첼 하원의원) 등 공개적인 우려가 쏟아졌다.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결정 재고를 백악관에 요청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밤 도럴 개최 계획 취소를 트위터로 밝히면서 “미디어와 민주당의 광적이고 비이성적인 적개심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공화당의 반발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미군 철수 결정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사이를 쫙 갈라놓고 있다.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함께한 쿠르드 동맹을 내팽개치고 이슬람국가 재건의 발판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 친트럼프 정치인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트럼프 대통령직에서 가장 큰 실수”라고 했고,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신문 기고에서 “중대한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철군과 이후 대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무시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는 에르도안과 통화에서 ‘미국은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공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공격의) 파란불을 켜줬다”고 <엠에스엔비시>(MSNBC)에 말했다. 최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지난 9일 “바보짓 하지 말라”는 편지를 보내 시리아 공격 포기를 촉구했다고 밝혔으나, 터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비시>(BBC)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의 탄핵 조사와 관련해서도 백악관은 이달 초 의회에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했으나,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고문,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별대표 등 전·현직 관료들이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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