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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극 얼음의 본격적인 붕괴…‘워터월드’는 황당한 상상일까 [더 나은 세계, SDGs]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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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아메리’(Amery) 빙붕(Ice Shelf)에서 떨어져 나가는 ’D28’ 빙산. 어스맵스(EarthMapps) 연구팀 소속의 과학자 스테프 러미티(Stef Lhermitte) 인스타그랩 캡처


1991년 개봉한 세계적인 흥행작 ‘늑대와 춤을’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던 할리우드 명배우 케빈 코스트너(Kevin Costner)는 대중에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공상과학(SF) 영화에 출연한 바 있다. 95년에 개봉한 ’워터월드’(Water World)로, 온통 물에 잠겨 육지가 거의 남지 않은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는 수백년간 지속된 인류의 자연 파괴로 온난화가 심화된 결과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버린 탓에 지구 전체가 물로 뒤덮였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워터월드가 개봉한 25년 전만 해도 지구 온난화라는 개념은 인류에게 생소했었다. 남·북극의 빙하가 녹는다는 상상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고 여겨져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탓에 당시 영화를 본 관객 대부분 ‘황당하다’는 취지의 평을 남겼다고 한다. 이에 워터월드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에 참패했다.

25년 전만 해도 ‘황당한 상상’으로 여겨진 남·북극 빙하의 붕괴가 최근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되었다.

지난 8월에는 북극해의 그린란드에서 125억t의 빙하가 떨어져 나갔다.

지난달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과 EU(유럽연합)의 위성 시스템에 따르면 남극에서 가장 큰 빙붕(Ice Shelf) 중 하나인 ’아메리’(Amery) 빙붕에서 면적이 무려 1636㎢, 무게가 3150억t에 달하는 빙산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관측됐다. 이 빙산의 규모는 대한민국 면적의 164배에 이르며, 그린란드에서 붕괴한 빙하의 252배나 된다니 감히 상상하기 힘든 규모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300~900m 두께의 얼음 덩어리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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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아메리’(Amery) 빙붕(Ice Shelf)에서 떨어져 나가는 ’D28’ 빙산. 어스맵스(EarthMapps) 연구팀 소속의 과학자 스테프 러미티(Stef Lhermitte) 인스타그랩 캡처


과학자들은 이 빙산이 최근 들어 극심해진 온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빙붕으로부터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빙하연구소(US National Ice Center)는 이탈한 이 빙산의 이름을 ‘D28’이라고 명명했고, D28은 다른 바다로 떠내려가면서 수많은 빙산으로 잘게 분리돼 빙하류(ice stream)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는 그대로 녹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 속도가 2003년 이후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사에서는 남극 대륙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 6배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997~2006년 해마다 전 세계의 해수면은 평균 3.04㎜ 상승하였는데, 지난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9~17년 소멸한 남극 빙하의 양이 1979~90년과 비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해수면 상승은 2007~16년 매년 4㎜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학자들은 이 상태가 지속하면, 40년 내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작은 섬들이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변의 크고 작은 주요 도시들이 침수될 것이라고도 예측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이번 21세기 내 ‘워터월드 시대’가 시작될 수도 있는 셈이다.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해안에서 80㎞ 이내 살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해안지역에 거주하는 만큼 해수면 상승은 많은 이들이 기후 난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그린란드를 비롯한 북극해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은 현재보다 6.5m, 남극 빙하가 모두 녹으면 73m가 각각 상승한다고 한다. 즉 현재 진행 중인 북극과 남극의 심각한 붕괴를 내버려두면 전 세계 평지 대부분은 물속에 잠기게 된다는 얘기다.

해안 주변의 평지가 없어지면, 인류가 살 공간뿐 아니라 작물을 재배할 농지도 사라진다. 주거난과 경제난 그리고 식량난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 6평대의 아파트가 10억원이 넘는 홍콩과 같은 주거 빈곤 도시들이 100년 안에 수천 곳 생겨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늦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각국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대응을 그 어떤 이슈보다 시급한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 정말 심각한 시점에 이르렀다. 유엔 SDGs(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의 17가지 목표에서도 기후변화를 가장 ‘긴급한’ 목표로 정하고 있는 이유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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