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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일본 억지에 대응 못해서”…주일대사관에 ‘원전 전문가’ 재배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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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 떨어지자 2017년 폐지…방사능 논란 커지며 부활

-“전문가 없어 日 일방적 설명에 제대로 대응 못 했어”

-日 정부는 한국 우려 두고 “오히려 풍평피해 조장” 억지

헤럴드경제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로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 현 고리야마 하천 주변 지역이 물바다로 변해 있다. 일본 정부는 태풍 피해로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폐기물이 일부 유실됐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유실 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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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정부가 일본과 방사능 피해 문제를 두고 다툼이 이어지자 한때 없앴던 주일 한국대사관 내 원전 전문가 파견 부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 안에서조차 부처 간 이견 탓에 전문가 파견을 중단하면서 원전 폐기물 유실과 오염수 처리 문제 등 일본과의 주요 현안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외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7년 중단됐던 주일 한국대사관 내 원전 전문 파견직을 다시 만드는 쪽으로 잠정 결론짓고 파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직무파견 형식으로 참사관급 전문가를 대사관에 파견해 일본 내에서 후쿠시마 원전 피해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다시 파견되는 전문 담당관은 IAEA 등 국제기구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유실된 방사능 오염 폐기물의 피해 문제 등의 대응도 함께 전담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하고 국내에까지 피해가 이어지자 논의 끝에 지난 2014년 원전 전문가를 대사관에 파견해 방사능 피해 관련 업무를 전담케 했다. 그러나 이후 방사능 피해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며 파견직 유지에 대한 부처 간 이견이 커졌고, 결국 지난 2017년 파견직 유지에 실패하며 관련 업무는 다시 기존 공관원이 맡게 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그대로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지난달 4일 일본 정부가 도쿄 주재 외교관들을 초청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현황에 관한 설명회를 열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에서 일본 정부는 그간 오염수 처리 문제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온 한국 정부의 입장을 소개하며 이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당시 설명회에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 외교관이 참석했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주장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당시 참석한 외교관이 원전ᆞ방사능 오염 등의 문제에 익숙하지 않은 비전공자였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었다”며 “이 같은 문제가 뒤늦게 제기되면서 정부 내에서 다시 원전 전문가를 파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었고, 이 때문에 직무파견 형식으로 전문가를 다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히려 우리 정부의 방사능 피해 우려에 탓에 ‘풍평피해(잘못된 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 환경성 관계자는 2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설명회를 통해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설명했고, 아직도 결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일본 정부는 풍평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에도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설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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