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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타이중 참사' 한국 야구… 명분·실리 다 놓친 亞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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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이 제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4위로 마감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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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한국 야구가 아마추어 선수들을 내보낸 아시아선수권에서 굴욕을 당했다. 아마추어 활성화라는 명분,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티켓이라는 실리를 모두 놓친 '타이중 참사'다.

윤영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3·4위전에서 중국에 6-8 충격패를 당했다. 초반 4-0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역전패.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를 4위로 마쳤다. 표면적 순위가 4위일뿐, 아시아에서 야구가 활성화된 국가 중 꼴찌다. 일본, 대만에 밀렸을뿐 아니라 몇 수 아래로 여겨지던 중국에도 2차례나 패한 것이 더 충격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예선라운드 3경기, 슈퍼라운드 2경기에 3·4위전까지 총 6경기를 치렀다. 그중 승리는 야구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파키스탄, 필리핀을 상대로 따낸 2승이 전부다.

출발부터 꼬였다. 중국을 맞이해 승부치기 끝에 4-5로 졌다. 중국에게 14년만에 당한 패배였다. 이어 파키스탄과 필리핀을 연파하며 슈퍼라운드에 진출했으나 대만에 1-7, 일본에 3-11로 대패해 3·4위전으로 밀렸다. 그리고는 중국에게 다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아선수권은 2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그동안 한국은 프로 2군, 상무, 경찰청 선수를 주축으로 삼고 대학 선수 몇몇을 더해 대표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마추어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대학선수 20명, 고등학교 선수 4명으로 순수 아마추어로만 팀을 꾸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대학 선수들의 기량이 중국도 넘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대학야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겠다던 구상이 완전히 뒤집혔다.

대학야구의 수준 저하는 이미 야구계의 큰 문제로 떠올라 있는 상황이다. 프로 구단들이 신인 지명에서 대졸 예정자들을 기피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0 드래프트 때부터 각 구단이 의무적으로 대졸자 1명씩을 지명하도록 했을 정도. 이번 대회에서 그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명분과 함께 실리도 잃었다. 이번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티켓이 걸려 있었다.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2개국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슈퍼라운드까지 졸전을 이어갔어도 3·4위전에서 승리했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에게 2연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며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프로 최정예로 구성된 김경문호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종예선 티켓은 대만과 중국이 챙겼다.

김경문호는 11월초 개막하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다. 프리미어12에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대만, 호주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면 도쿄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문제는 프리미어12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할 경우다. 이에 대비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최종예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어야 했다. 하지만 김경문호는 보험없이 프리미어12에 출전하게 됐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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