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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타다’ vs 몸집 불리는 ‘카카오’... 혁신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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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증차 유보 이어 요금 인상안 발표… 기본료 4800원으로
카카오, 면허 100여개 보유한 경서운수 인수 추진...자본력 강점

차량 호출 등 모빌리티(이동수단) 업계 양강으로 불리는 카카오와 타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택시업계의 강한 저항에 부딪힌 타다가 몸을 바짝 낮춘 반면 카카오는 세 번째 택시 회사 인수에 나서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자본력이 강한 기업에 유리한 정부의 모빌리티 혁신안에 맞서다 제동이 걸린 타다와 달리 카카오는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몸낮춘 ‘타다… 증차 유보 이어 요금 인상 계획 발표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는 11월 18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 기본요금을 현재 40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타다 베이직은 스마트폰 앱으로 카니발 차량을 호출해 택시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다. 택시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유상운송영업 예외조항’을 활용한 일종의 렌터카 개념으로 출범 초기부터 택시업계로부터 "불법 영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날 타다가 베이직 서비스 기본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비스 요금을 높여 기존 택시업계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고 택시업계 관계자들의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다. 기본요금이 4800원이 되면 서울 지역 택시 기본요금(3800원)과 가격 차이가 1000원으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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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VCNC 대표는 지난 7일 패스트파이브(공유 오피스 기업) 서울 성수점에서 타다 서비스 출시 1주년 간담회를 개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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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VCNC 대표는 "정부 정책 방향에 협력하고, 택시업계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기본요금을 인상한다"며 "기본요금이 오르는 대신 이동 거리가 멀수록 합리적인 요금으로 이동 가능하도록 가격정책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타다는 앞서 지난 7일 ‘타다 베이직 차량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했다가 정부, 택시업계의 반발로 "택시제도 개편 법안이 마무리되는 연말까지 타다 베이직 증차를 중단한다"며 계획을 유보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7월 발표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타다가 택시 면허 없이 사업을 하려면 택시 감차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1400대 수준인 운행 차량을 유지하려면 개인택시 면허 프리미엄, 차량 구매 비용 등 감차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자 1만대 증차 카드를 내세우며 국토부에 반기를 들었다가 결국 꼬리를 내린 것이다.

타다 측은 기존 택시업계와 충돌이 없는 ‘타다 프리미엄’(가맹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가맹과 협력을 더 확장한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오는 23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고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카카오, 면허 100여개 보유한 경서운수 인수 추진

‘카카오 T’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토부의 기준을 따르고 택시업계와 적극적으로 협업한 결과다. 자본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올해 진화택시, 중일산업 등 택시회사를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현재 택시면허 100여개를 보유한 경서운수 인수도 추진 중이다. 자본력이 강한 덕분이다. 택시회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티제이파트너스'도 설립했다.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 외에 대형 승합차 택시 호출 서비스인 ‘벤티’도 준비 중이다. 벤티는 밴(VAN)과 카카오 T(Transportation·운송수단)의 T를 합해 만든 이름이다. 차종으로 밴을 이용한 택시란 뜻과 커피 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탈리아어인 ‘벤티(Venti, 가장 큰 사이즈 커피)’의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100여개 법인택시 서비스와 손잡고 스타렉스, 카니발 등 밴 차량 800여대를 이용해 10월 중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타다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10월 중순 혹은 늦어도 10월 말엔 벤티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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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국토부가 내놓은 택시제도 개편방안이 면허 총량제, 카풀 금지 등 기존 택시 업계를 보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혁신을 시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시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자본력까지 갖춘 카카오는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새로운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기엔 장벽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은 "관련법이 처리되지 않아 투자 유치가 막힌 스타트업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작은 스타트업엔 생사가 달린 문제"라며 "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에 렌터카, 카풀 가능 여부 문제 등을 담지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스타트업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현재는 규제가 어떻게 정립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관련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국토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박원익 기자(wi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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