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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SK텔레콤, 유럽에 1400㎞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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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유럽 최대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SK텔레콤(대표이사 박정호)은 자회사 IDQ와 관련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유럽과 미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스위스 양자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IDQ에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사내 양자기술연구소(퀀텀테크랩) 조직을 IDQ로 통합해 스위스, 한국, 미국, 영국에 IDQ 사무소를 전진 배치한 바 있다.

IDQ는 EU 산하 ‘양자 플래그십(Quantum Flagship)’ 조직이 추진하는 ‘오픈 QKD’ 프로젝트에 양자키분배기(QKD) 1위 공급사로 참여한다. 오픈 QKD엔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노키아, 애드바 등 이동통신사, 통신장비사는 물론 정부, 대학 연구기관까지 총 38개의 파트너가 합류했다.

IDQ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구간에 양자키분배기를 공급하며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유럽 주요국의 14개 구간(1구간에 약 100㎞)에 양자암호 시험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EU와 미국은 양자 기술 개발에 각각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자정보통신 분야는 아무리 복잡한 연산도 단시간 내에 풀어내는 양자컴퓨터와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양자암호통신으로 크게 나뉜다.

구글, 인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보안 솔루션으로 꼽히는 양자암호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은 2018년 1억달러에서 2023년 5억달러로 연평균 38% 성장할 전망이다.

IDQ는 스위스 블록체인 기업 ‘몽 벨레항(Mt Pelerin)’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의 디지털 자산 해킹을 막는 ‘양자 금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전력·네트워크 사업자 SIG와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협력한다. 제네바 대학과는 병원이 장기간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돕는 암호화 솔루션을 연구할 계획이다.

IDQ는 지난해 미국 양자통신 전문기업 ‘퀀텀엑스체인지(Quantum Xchange)’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미국 최초의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IDQ와 퀀텀엑스체인지는 현재 구축된 양자암호 통신망을 내년까지 워싱턴D.C.에서 보스턴에 이르는 800㎞ 구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엔 괌·사이판 이통사 IT&E와 협력해 괌에도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한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 기술을 한국 5G(5세대) 가입자 인증 서버에 적용했다. SK텔레콤은 올해 4분기에 양자난수생성기 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5G 세상에는 모든 사물이 데이터화하는 만큼 보안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며 "양자암호통신이 대한민국의 국보급 기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원익 기자(wi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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