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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3시간 쪽잠자며 극일…홍남기 "총선보단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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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워싱턴DC=안재용 기자] ["경제외적 요인"·"비경제적 이유" 日 향해 작심 발언…아소장관 만나 대화시도 '투트랙' 전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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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19일(현지시간)간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및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사진=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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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 수출제한조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하루 3시간씩 쪽잠만 자면서 국제무대를 동분서주하고 있다.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 연설에서는 일본을 겨냥해 '경제외적 요인'이란 문구를 넣었고,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과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를 만나 글로벌 가치사슬(GVC) 훼손 우려를 전달했다.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는 동시에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과 두 차례 대화를 시도하는 투트랙 전략도 취했다.

홍 부총리는 이달 1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3박5일간 20개가 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16일에는 뉴욕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경제 펀더멘털이 굳건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호주·인도·사우디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가졌고 IMF 총재, WB 총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도 만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와도 면담했다.

홍 부총리는 3박5일 동안 하루 평균 3시간만 자며 바쁘게 뛰었다. 낮에는 국제무대에서 주요국 재무장관과 국제기구 고위급 대표를 만났고 밤에는 다음날 회의를 위한 메세지를 정리했다.

홍 부총리는 각국 재무장관·국제기구 수장과 면담에서 일본의 수출제한조치 부당함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미중 무역분쟁이란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경제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홍 부총리는 WB개발위원회 본회의 연설과 IMF 총재면담을 준비하며 '경제외적 요인', '비경제적 이유'란 문구를 삽입했다. '규칙기반 자유무역 질서 확립', '국제 무역규범 위배'란 말도 내놨다. 모두 일본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WB개발위원회 본회의 연설에서 "경제외적 요인으로 인해 GVC가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도 "보호무역주의와 무역분쟁으로 GVC가 훼손되는 상황에서 규칙기반 자유무역 질서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에게는 "일본 조치가 국제 무역규범에 위배된다"고 말했고,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를 만나서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는 비경제적 이유로 수출제한을 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고 했다.

아소 일본 재무장관과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다. 실제로 홍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와 IMFC 회의에서 아소 장관을 만났으나 긴 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홍 부총리는 "G20 회의장에서는 일본 장관이 의장이어서 각국과 얘기하면서 의례적인 인사만 나눌 수밖에 없었고 18일 아침 IMFC 회의는 우연이지만 스펠링상 앉다 보니 재팬과 코리아가 바로 옆이라 식사도 하면서 회의를 했는데 역시 인사만 나눴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이 올해 G20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으로 이끈 것을 축하한다고 했더니 '땡큐'라고 짧게 대답한 뒤 말이 없었다"며 "내가 인사했는데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게 정치인이다 보니 일부러 길게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하는 인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을 유지하며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는 스탠드스틸(현상동결합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규제가) 깔끔하게 없어지는 게 베스트이지만 사태악화가 안 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내가 취급하는 것도 수출제한 될 수 있는 것 아닌가'하는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WTO 제소하면 통상 실무접촉을 한 번만 하고 잘 안되면 바로 패널 설치하는데 한 번 더 하기로 하는 건 일본도 협의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이낙연 총리가 (일본에) 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 부총리는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가능성이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19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그는 "선거에 관심이 없다"며 "경제 살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워싱턴DC=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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