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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돌파는 기현상"…왜 관객은 '조커'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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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등급 논란도

연합뉴스

영화 '조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악당의 탄생기를 다룬 영화 '조커'가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관객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영화에 열광하지만, 다른 편에는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우려도 존재한다.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커'는 이날까지 총 441만6천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미 히스 레저가 조커로 출연한 '다크 나이트'(2008)의 흥행 성적(417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일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켰으나 '말레피센트 2'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도 꾸준히 관객 수를 유지할 전망이다.

조커의 흥행은 '조커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조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억1천900만 달러(한화 약 7천310억원)가 넘는 수익이다. 북미 수익은 2억2천600만달러(한화 약 2천699억원)가 넘었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아 개봉 전부터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국내외 평론가들은 영화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내놓지만, 적어도 일반 관객들은 영화의 의미를 해석하고 패러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화를 소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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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관객들이 주목하는 것은 영화 속 불평등과 빈부격차에 대한 메시지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꿈꾸던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악당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 영화에서 그를 추종하는 젊은이들은 광대 마스크를 쓰고 길거리로 쏟아져 폭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사회 불평등에 반발해 특권층을 '처단'한다.

현실과 닮아있는 문제를 현실과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 대해 많은 관객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400만 돌파는 '기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업적인 영화라기보다는 예술영화에 가까운 작품인데, 이 같은 흥행은 관객들의 초반 선호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악당이 될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불안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관객들도 이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고 호응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든 관객이 영화가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그리는 방식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악당을 탄생시킨 것은 전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며 문제 해결 방식으로 폭력이 사용되는 것이 언뜻 정당화되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영화를 둘러싼 이런 논쟁조차도 '조커'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에서도 다룬 불평등은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됐다"며 "영화가 논쟁적인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됐다. 토론과 논쟁의 지점을 갖고 있고, 영화를 보고 나야 그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에도 열광한다. 영화를 비판하는 관객들조차도 그의 연기에는 호평을 내놓는다.

이 밖에도 '조커'가 개봉한 지난 2일 이후 '말레피센트 2'가 등장하기까지 그에 맞설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점도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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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한편, 영화가 흥행하자 15세 이상 관람가인 등급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 영화에 대해 "가위나 총을 이용한 살상과 유혈을 묘사한 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하나 지속적이지 않아 폭력성과 공포의 수위가 다소 높다"고 등급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적나라한 폭력 장면이 등장하는데 "15세 이상 관람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R등급(Restricted·17세 이하는 부모 등 성인을 동반해야 함)을 받았다. '조커'의 등급 문제는 지난 1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너무 관대하다"고 지적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등급 논란은 이 영화가 폭력적인 해결 방식을 옹호하는지의 여부와 맞닿아있기도 하다.

강유정 평론가는 "영화 속 인물이 계층 차·계급 차에 대해 폭력적인 해결을 도모하기 때문에 이 폭력성이 전염될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영화를 소비하는 주 관객층은 이런 사실조차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논란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규제하기보다는 더 공개해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기 소유가 가능한 미국에서는 영화 속 폭력성에 따른 위협이 모방 범죄 발생 우려 등으로 더 실체적이다.

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 한 영화관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 당시 20대 청년이 총을 난사해 70여명이 사상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으며 미국 일부 극장 체인은 '조커' 개봉 때 마스크를 쓰거나 페이스 페인팅을 한 관객의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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