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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조국 정국, 가을은 패스트트랙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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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각당 대표 의원들이 10월 16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사법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3+3’(각당 원내대표와 의원 1명) 회동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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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석. 현재 여당이자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하고 있는 의석이다.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린 개혁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전체 의석인 297석의 과반인 149석의 찬성표를 이끌어내야 한다. 여당의 패스트트랙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후 국회 의원회관 한 의원실에서는 친문 직계 의원 4∼6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도 포함돼 있어 검찰개혁 패스트트랙 법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여름 ‘조국 정국’이 일단락되자 가을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들어섰다.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검찰개혁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데 총력을 다할 기세다. 지난 8월 이후 ‘조국 정국’에서 방어만 해야 했던 민주당은 10월 중반 이후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의 본회의 상정 시도로 공세에 나섰다.

여야, 또 한 번 힘겨루기 불가피

지난 4월 말 여야 몸싸움 끝에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던 선거법 개혁안과 공수처 법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시간이 닥쳤다. 이미 지난해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고비에서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민주당이 가장 공세적으로 나서는 것은 공수처 법안이다. ‘조국 정국’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드러난 만큼 검찰개혁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공수처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공수처 법안 처리에 대해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 쪽의 한 인사는 “황 대표가 이미 공수처는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언급한 만큼 당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공수처 설치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128석이라는 민주당의 뜻만으로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통과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확보할 표는 정의당의 6석, 민평당 4석(실제로는 비례 포함 5석), 대안정치연대 9석(실제로는 비례 포함 10석), 여권 성향 무소속 5석 정도다. 대안정치연대의 한 의원 측은 “의원 정수가 패스트트랙 정국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법안에서 지역구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원 정수 확대는 일반 국민의 반대여론 때문에 민주당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다.

게다가 패스트트랙에 협조했던 대부분의 야당은 공수처안을 선거법안에 앞서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선 선거법안, 후 검찰개혁법안’ 처리를 주장한다. 이 의원 측은 “검찰개혁법안의 국회 본회의 우선 통과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갖고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야당 의원 개개인의 내년 총선 이해타산과 맞물려 있어,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검찰개혁법안의 본회의 통과 키는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른미래당은 28석(실제로는 일부 비례대표의 이탈로 24석)을 갖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4월 말 패스트트랙 상정 당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지만 지금은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당시 김관영 원내대표 대신 오신환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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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통과, 바른미래당에 달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공수처 법안에는 권은희 의원(바른미래당)안과 백혜련 의원(민주당)안이 있다. 여야의 임시협의체인 ‘3+3 회동’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포함돼 있다. 권은희 의원은 10월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여야 ‘3+3 회동’에 대해 “공수처안에 대해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이견이 큰 상황임이 확인되는 자리”였다면서 “선거제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합의 처리에 찬성한다면 선거제도 부분을 굳이 우선 처리하지 않아도 공수처안에 대해서는 따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법안 우선 처리’라는 야당의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간 발언이다. 하지만 ‘선거법안 합의 처리’를 민주당이 쉽게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당이 처리를 지연시켜온 만큼 패스트트랙에까지 올라간 선거법안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 설치를 위해 민주당이 권은희 의원안을 선택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인 이종걸 의원은 “권은희 의원안은 기소권을 기소심의위에 준다는 것인데, 공수처 설립의 취지로 볼 때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면서 “공수처를 일단 만들고 나중에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선거법안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바른미래당의 주장도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30일이란 시간을 거쳐 11월 22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유치원3법도 패스트트트랙 정국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3법을 발의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이익단체의 압박에 총선을 앞둔 지역구 의원들이 동요하는 것”이라면서 “사법개혁과 선거법 개혁안과 함께 동시에 본회의에 오를 경우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최대 기한인 11월 22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유치원3법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려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내부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면, 국회 밖에서는 4월 말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일어난 몸싸움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 안팎에서 패스트트랙이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이었던 정성호 민주당 의원(국회 법사위)은 “지금과 같은 ‘강 대 강’ 여야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면, 검찰 개혁법안 통과를 놓고 힘겨루기를 또 한 번 해서 내년 총선에서 표로 승부를 내야 하는 국면”이라며 “여야 원내지도부가 협상력을 발휘해 최선은 못되더라도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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