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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G20 회의 장악한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리스크 예상보다 커, 국제공조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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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홍남기 “글로벌 가치사슬 회복해야” 역설

[헤럴드경제(워싱턴)=이해준 기자] 미국 워싱턴DC에서 17~18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핵심 이슈는 세계경제의 양대강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진행중인 무역전쟁의 위험성이었다. G20은 이런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확장재정과 통화완화 등 정책공조로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장부 장관은 글로벌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확장적 정책조합과 구조개혁,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경계하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맞춰 워싱턴에서 열린 이번 G20 회의에서는 세계경제의 성장 전망과 최근 세계경제의 주요 위험요인 및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지난 6월 후쿠오카 회의에서 공동선언문(코뮤니케)이 발표돼 이번 회의에서는 별도 선언문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회의에서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경제가 ‘동시다발적 둔화(synchronized slowdown)’에 직면했다며, 주요국간 관세장벽 확대 등 무역갈등이 세계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IMF는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세계경제의 투자 및 생산성이 감소하면서 2020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스위스 GDP 수준인 약 7000억달러(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럴드경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둘째줄 오른쪽 네번째)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첨석,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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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러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선 G20 회원국들이 정책공조를 통해 무역갈등의 영향을 축소해야 한다며, 경제활력 회복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활용하고 구조개혁 노력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대다수 G20 회원국들은 상반기보다 완화된 금융여건과 일부 신흥시장의 금융불안 완화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이슈가 경제활동 위축, 투자자의 위험회피성향 증가와 금융 불확실성 확대를 야기해 세계경제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G20 회원국들은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예상보다 확대된(larger-than-expected)’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선 G20의 지속적인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이번 G20 회의의 효과는 미지수다.

홍 부총리도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과 통화 부문의 확장적 정책조합(policymix)과 구조개혁에 대한 G20 차원의 지속적인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정책적 노력을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세계경제 공동번영의 토대였던 국제분업 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하며, 글로벌 교역 회복을 위한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분업체계의 훼손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확대시킴으로써 글로벌 투자 위축과 제조업 부진을 가져오고 있다며, 무역갈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한 G20의 공조 강화를 촉구했다. 동시에 세계경제 공동성장의 토대가 돼온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의 중요성을 환기하며, 무역갈등의 부작용에 대한 G20 차원의 심층 분석을 촉구했다.

G20은 이외에도 아프리카 지역의 민간 인프라투자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논의된 ‘아프리카 협약’ 이니셔티브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협업을 증진하기로 했다. 또 국가간 소득 이전을 통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BEPS)를 차단하고 조세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세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G20은 이와 함께 미 달러화 등에 가치를 연동시켜 기존 암호화자산의 급격한 가격변동성을 완화시킨 ‘스테이블 코인’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IMF 등 관련 국제기구에서 금융안정과 통화정책, 자금세탁방지 등과 관련한 광범위한 대응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다음 G20 재무장관 회의는 내년 2월 새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의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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