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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홍남기 "우리 경제 체력으론 옛날처럼 3%대 성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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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차총회 참석,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성장률 전망치 하향엔 "세계 동반 둔화 탓"

"반도체 업황 호전" 내년 성장률 올해보다 ↑

연내 무역갈등 해소, 기업 불확실성 걷혀"

중앙일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간담회를 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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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경제가 “옛날처럼 3%대 성장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홍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IMF 본부에서 연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옛날처럼 3%대 성장은 우리 경제 체력으로 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MF는 지난 15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당초 2.6%에서 2.0%로 0.6%포인트 낮췄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동반하락한 게 주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국가의 90%가 성장률 하향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싱크로나이즈드 슬로우 다운(synchronized slowdownㆍ동반 성장 둔화)’이란 용어까지 새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선진국·신흥국 할 것 없이 경제 하강 요인에 직면했는데,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무역갈등과 무역긴장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둔화, 특히 중국 성장 둔화와 미ㆍ중을 비롯한 무역갈등 확산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 경제는 2%까지 하향 조정됐지만, 선진국 대부분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세계 경제 전망치를 3.3%에서 3.0%로 0.3%포인트 낮췄다. 선진국 경제는 1.8%에서 1.7%로 0.1%포인트 내렸다. 한국의 낙폭(0.6%포인트)이 상대적으로 크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예측했다. 지난 4월 전망(2.8%)에서 0.6%포인트 떨어졌지만, 홍 부총리는 올해(2.0%)보다 높다면서 “고무적이며,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ㆍ중국ㆍ일본의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게 전망됐다고 덧붙였다.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을 높게 전망한 근거로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확장적 재정 기조를 가져가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는 IMF의 설명을 전했다. 내년 예산안 규모를 올해보다 9.3% 늘린 것 등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올해 어려웠던 반도체 산업이 내년에는 상반기에 초과공급이 해소되고, 업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수출 회복이나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측면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미ㆍ중 무역갈등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해소 등 무역긴장 상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미ㆍ중 무역갈등 1단계 합의가 11월에 서명식을 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선 비관적 시각과 낙관적 시각이 있는데 대체로 후자가 더 많은 것 같다”면서 “미·중이 1차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양대 국가이기 때문에 미ㆍ중 무역갈등이 해결되는 방향으로 순조롭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4개월째 진행 중인데, 다음 주 이낙연 총리와 아베 신조 총리와의 만남, 11월 한ㆍ일 지소미아(GSOMIAㆍ군사정보보호협정) 만료 시기를 고려할 때 올해가 가기 전 양국 간 원만한 대화로 이 사안이 종결돼야 내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곧 발표할 하반기 환율정책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번에 제외되는 것은 결코 쉬운 건 아닐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기별로 공개해왔던 환율 시장 개입 보고서를 분기별로 바꾸기로 한 데 대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중장기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증세는 전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증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사회적 합의와 논의,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면서 “탈루 소득 확보,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성장률을 높여 증세 없이도 조세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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