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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주52시간은 '땜질', 탈원전·대북정책은 아예 노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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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선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탈원전과 노동정책, 재정 주도 정책 등 핵심 정책의 근본 틀은 바꾸지 않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도 폐기나 수정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民心) 이반 조짐이 뚜렷해지자 다급하게 일부 경제정책만 일시적 보완에 나선 것이다. 노조와 시민단체, 친문 지지층 등의 '눈치'를 보느라 정책의 방향 자체를 바꾸지 못한 채 미세 조정만 하는 모습이다. 대북(對北) 정책과 탈원전 정책은 "정권 정체성의 문제"라며 요지부동이다. 일부에선 총선용 '정책 분식(粉飾)'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책을 수정할 때는 과오(過誤)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고 확실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근본 틀을 바꾸지 않는 미봉책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슬쩍 빠진 소주성, 대기업 박수, 건설 부양까지

문 대통령은 지난해 1분기 빈부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는 등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마이웨이'를 고수했었다. 임기 내 1만원 달성 공약 추진 의지도 강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이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2.9%로 결정된 것을 기점으로 정부는 슬쩍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당시 여당은 "노사가 합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결과"라며 환영 논평도 냈다. 최근에는 국책 연구소인 노동연구원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7월 정해진 2018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결정에 참여한 공익위원 9명 중 8명이 이전 정부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현 정부의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며 정부 책임론까지 피하려 했다.

조선비즈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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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의 다른 축인 '주 52시간제'의 경우 내년부터 50~300인 중소기업까지 확대 적용이 다가오자 다급하게 6개월 유예 등을 검토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개정안의 입법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어정쩡한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소집한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도 주 52시간제 보완 방안이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대통령 지시는 없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계도 기간을 6개월 정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도 노동계 눈치를 보며 발표를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SOS'를 치고 있다. 총선 때까지 일시적으로 52시간제 시행을 유보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선 일단 '소주성'이 사라졌다. '소주성' 기조는 유지하지만 간판은 '포용 국가'로 바꾸려는 모습이다. 또한 청와대는 최근 들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방문 등 문 대통령의 경제 관련 활동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조국 사태'를 방치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자 경제로 국면을 전환하자는 구상이 깔려 있다. 17일 경제장관회의에서는 "필요한 건설 투자는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정부를 '토건 정부'로 비판할 때와 달라진 태도다.

재계와 경제학자들은 명확한 자기비판과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주성의 부작용이 변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며 책임을 안 지려는 것 같다"고 했다. 여당의 경제 전문가들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3정조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국책연구원장들을 향해 "꿀 먹은 벙어리냐. 그렇게 비판이 쏟아져도 잘됐는지, 잘못됐는지 말 한마디 없다"면서 "잘못됐으면 수정하도록 노력하라. 직(職)을 걸고 하라. 잘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했다. 그는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냉철히 돌아보고 더 비상한 각오로 남은 반을 임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노동계에선 "노무현 정부 때처럼 다시 우회전을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탈원전, 對北 노선 등 요지부동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에선 부분적 수정에 나섰지만 탈원전과 대북(對北) 정책에선 요지부동이다. 원전 산업의 파괴가 일자리 및 지역 경제 파탄으로 확산하고 있고, 미·북 관계는 물론 북한에도 모멸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있지만 두 정책에 대해선 "수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권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우상 기자;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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