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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그렇게 살다' 정동환X주석태, '고령화' 이슈로 담아낸 삶의 무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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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우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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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동환(왼쪽)과 주석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가 ‘드라마스페셜 2019’의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로 고령화와 노인 빈곤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정동환과 주석태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의 의미를 고찰해보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우쳐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살다’의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정동환, 주석태와 김신일 PD가 참석했다.

‘그렇게 살다’는 지난해 제31회 KBS TV드라마 단막극 극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노인 빈곤율 1위인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답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담은 드라마다. 한 평생을 열심히 살아왔으나 인생의 황혼기에 삶의 궁지에 몰린 노인 최성억(정동환 분)의 이야기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김신일 PD는 “극중 전직 강력계 반장님이 퇴직 후 삶의 위기에 처한다. 부인을 지키기 위해서 매우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큰 이슈인 ‘고령화’를 소재로 한 것에 대해서는 “소재는 ‘노인 빈곤’이지만 드라마 제목처럼 ‘그렇게 산다’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 사회가 평범하게 4대 보험에 월 180만 원을 받는 게 쉽지가 않다. 그런 삶을 영유하기 위해서 정동환, 주석태 등 두 배우가 갈등하고 투쟁하는 게 후반부의 주된 내용이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을,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PD는 “대한민국의 병리적 현상 중의 하나가 신구 갈등이 아니냐. 정치적인 현상에도 신구 갈등이 생기고, 국민연금도 이후에는 젊은 사람들은 연세 든 분들을 비난하고, 나이 든 분들은 젊은이들을 비난하는 갈등이 생긴다. ‘그렇게 살다’를 보면서 녹록지 않은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은퇴한 분들도 그렇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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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에서 강력계 형사로 정년퇴직한 최성억 역을 연기하는 배우 정동환. / 사진제공=KBS


극중 정동환은 강력계 형사로 40년을 지내다 경감으로 정년퇴직한 최성억 역을 맡는다. 최성억은 퇴직금과 일시금으로 받은 공무원 연금을 아들 사업자금으로 대준 뒤 경제적으로 곤궁해진 인물로, 치매에 걸린 아내까지 부양하느라 일자리가 필요해진 인물이다.

정동환은 “대본을 받은 날부터 촬영 끝나는 날까지 그 인물(최성억)로 살아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감독에게 늘 부탁했다. 현장에서 꼭 말해달라고, 난 모르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시하는 대로 움직여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끝냈는데 잘했는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특히 이런(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을 대하면, 내 가슴을 때리고 영혼을 흔드는 장면과 대사들이 많아 역할(극중 인물)이 아니라 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최성억이란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보편적인 어느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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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에서특수강도 전과를 지닌 박용구 역을 연기하는 주석태. / 사진제공=KBS


주석태는 특수강도를 비롯한 흉악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지만, 바르게 살기 위해 경비가 되려고 하는 인물 박용구를 연기한다. 주석태는 “대본을 받고 ‘재밌다’고 하기에는 너무 죄송하고 먹먹했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고 우리 집에도 있는 이야기다.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본을 봤을 때 작가님이 짓궂다고 생각했다. ‘우리 집에 왔다 가셨나’ 싶었다. 집에 보여주기 싫은 치부가 하나씩은 있는데, 그 소스를 단막극에 녹여놔서 먹먹했다. 이런 드라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동환은 단막극으로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데 대해 크게 만족해 했다. 그는 “KBS는 참 좋은 방송국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이 뭔지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방송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때부터 좋았던 정통사극도 없어지고, 단막극도 없어지고, TV문학관도 없어졌다.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작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KBS에서 이렇게 좋은 방송이 나왔다. 그런 의미로 오랜만에 KBS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이 작품을 대했다”고 설명했다.

1949년생으로 올해 만 70세인 정동환에게 ‘그렇게 살다’의 의미는 컸다. 그는 “출연했던 다른 작품에서는 다 죽었는데 ‘그렇게 살다’에서는 죽지 않았다. (내가)끈질기게 살아남은 작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참 아프게, 슬프게 살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작품이다. 시청률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좋은 작품이 되면 좋겠다. 좋은 작품이 됐을 때 많은 사람이 보고 장사가 잘 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이 돼서 축하도 하고 축하도 받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살다’는 오늘 (18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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