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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소방당국, 설리 동향 보고서 유출 자진신고자 2명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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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7일 오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요안 청문감사담당관이 내부문건 유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故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의 구급활동 동향 보고서를 유출한 직원 2명을 직위해제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소방당국은 지난 17일 오후, 소방공무원들에게 “자정까지 자진신고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돌렸으며, 이에 자진신고자가 2명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 동향 보고서 사진 두 장을 화면에 띄웠다. 김 의원은 소방당국의 내부 문서 유출을 질타하며 “국내 사이트에 있는 동향 보고서는 접혀있는 것이고 해외사이트에 있는 보고서는 펴진 상태여서 최소 2명이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무원들이 보안의식, 문제의식이 없다. 상대방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 생각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외부 유출자를 1명으로 추정해 조사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는데 하루 만에 국감에서 이와 배치되는 근거가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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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고인과 유가족이 전혀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민이 알게 됐다”며 내부 문건의 외부 유출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징계 기준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이형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징계 기준이 있고 직무상 비밀 누설은 징계 대상”이라며 “동향보고서를 SNS에 유출한 직원 2명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신규 직원들 10여 명이 호기심 차원에서 단체 SNS를 통해 자기들끼리 공유했는데 이를 60여명이 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2명이 자진 신고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유가족에게)일단 전화로 사과드렸다”며 “심문을 거쳐 관계자들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보안교육 강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설리가 숨진 채 발견된 당시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사망 사실, 일시, 주소 등이 담긴 소방 내부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119구급대의 활동 동향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소방당국은 각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운영자 등에게 해당 문서와 관련된 게시글을 삭제 요청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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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내부 소방공무원에게 보낸 문자. 제보자 제공


비판 여론이 거세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청문감사담당관은 지난 17일 오후 ‘성남소방서 구급활동 동향보고 유출 관련 자진신고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를 내부 구성원들에 보내 자진신고를 독려했다. 청문감사담당관은 문자에서 “직무상 관련된 문서를 사진으로 촬영해서 SNS, 인터넷 등에 게시 또는 제공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이와 관련하여 문서유출을 하였거나, 알고있는 직원은 청문감사담당관으로 금일 12시한 신고 및 연락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진신고자에게는 최대한 선처를 받도록 하겠으며, 미신고시에는 경찰 수사의뢰를 통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이후 자진신고자가 2명 나왔으며 소방당국은 추가 유포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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