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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탕·모기장·이불·일행…'명상원 시신'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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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옆에 놓인 흑설탕 용도·범행 동기 등 오리무중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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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지난 8월30일. 평소 명상을 좋아하던 A씨(57)는 제주행 배에 몸을 실었다.

1박2일 일정으로 이전부터 자신이 즐겨찾던 제주 모 명상수련원에서 명상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A씨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약 45일 뒤 그는 수련실에서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제주 명상수련원 50대 시신 방치 사건을 둘러싸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련원 관계자들이 왜 시신을 수십일간 방치했는지, 시신을 닦는가하면 흑설탕물을 먹이기까지 하는 기이한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지병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왜 숨졌는지 등 무엇하나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신 옆에 놓인 흑설탕의 용도는?

경찰에 따르면 유기치사, 사체은닉, 사체은닉 방조 등의 혐의로 입건된 수련원 원장 B씨(58) 등 6명 중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닦고 주사기로 흑설탕물을 먹였다고 진술했다.

시신이 발견된 수련실에서도 흑설탕과 주사기가 발견돼 이들의 진술을 뒷받침했다.

흑설탕을 먹인 게 일회성인지, 아니면 매일 먹였는지 등은 조사 중이다.

설탕은 민간요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돼왔기 때문에 만약 쓰러진 사람에게 일회성으로 먹였다면 크게 이상한 행동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시신에 설탕물을 주입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설탕은 방부제 기능도 있지만 벌레가 꼬여 시신을 빨리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시신 위에 모기장을 설치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 볼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탕을 먹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먹였는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이용했는지는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부패한 시신 얼굴은 빼고 이불로 덮어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수련원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수련원 홈페이지에는 세간의 이목을 끈 이상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평범했다. 각종 수련법과 다양한 모습의 기체조 등을 설명해놓았을 뿐이다.

입건된, 다시 말해 시신이 수련원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신고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6명이다.

연령은 50대이며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시신을 다른 수련원 입소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3층 수련실에 눕혀놓고 이불을 덮어놨는데 마치 살아있는 사람인 것처럼 얼굴 부분은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됐다.

수사결과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는 타살 혐의점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시신을 숨겨야 했던 이유는 더욱 오리무중이다.

1~2명도 아니고 6명이 공모해 시신을 방치한 이번 사건에 경찰들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단순히 수련원 평판을 고려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경찰은 종교적인 의식이나 치료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원인 및 시기도 오리무중

A씨의 사망원인과 시기도 사건을 푸는 중요한 열쇠다.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환자가 고통을 잊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수련원이나 명상원을 찾는 건 드문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에게 지병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자신도 모르는 지병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계속 조사하고 있다.

부검 결과, 별다른 외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적어도 폭행이나 흉기에 찔려 사망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경찰은 국과수에 위에 남은 음식물과 약독물 여부 등을 감정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A씨와 함께 수련원을 찾은 일행 2명의 정체와 사건 연관성도 의문이다.

당초 9월1일 제주를 떠날 예정이던 A씨는 수련원에 남았지만 일행2명은 그를 남겨두고 제주를 떠났다.

경찰은 "일행들이 A씨만 남겨두고 간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들 중 입건된 사람이 있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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