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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英 사이 2개 국경"…새 브렉시트 합의안 달라진 점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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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기간 등 기존 합의 골격 유지…'하드 보더' 방지책 새로 마련

英, EU 관세동맹서 완전 탈퇴…북아일랜드만 EU 관세·규제 적용

英, 제3국과 무역협정 체결 가능…'EU 관세' 연장 북아일랜드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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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김병수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17일(현지시간) 체결한 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은 전환(이행)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 권리 등 기존 합의안의 핵심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브렉시트가 될 경우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비(非)EU 회원국인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한 방안에서 다른 접근법을 찾았다.

'하드 보더'란 사람이나 상품이 국경을 통과할 때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유럽'을 표방한 EU는 사람과 자본, 상품,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 EU의 '4대 자유로운 이동의 원칙'은 영국에 더는 적용되지 않게 된다.

작년 11월 서명된 기존 합의안에서 EU와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섬에서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로 양측간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영국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세 차례나 부결되자 이번에 새로운 방안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변화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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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브렉시트 합의안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17일(현지시간) 체결한 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은 전환(이행)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 권리 등 기존 합의안의 핵심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sunggu@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 북아일랜드 문제= 새 브렉시트 합의안은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도록 했다.

이로써 영국은 EU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관세체계를 가질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영국은 제3국과 자유롭게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주권을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아일랜드섬에선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비EU 지역인 북아일랜드 간에 서로 다른 관세 제도가 적용되게 돼 법적인 관세 국경이 생기게 된다.

이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왕래를 보장함으로써 아일랜드의 경제적·문화적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성금요일 협정'의 정신과 배치된다.

앞서 영국과 아일랜드는 지난 1998년 성금요일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오랜 갈등에 쉼표를 찍었다.

결국 브렉시트 실현과 성금요일 협정 준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법적인 관세국경을 '무력화'하는 대신 영국 본토와 아일랜드섬 사이에 실질적인 '관세국경'을 세우기로 했다.

두 개의 관세 국경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본토에서 아일랜드섬으로 들어오는 모든 상품은 북아일랜드에 진입하는 시점에 관세를 물게 된다.

다만 최종 목적지가 북아일랜드인 상품의 경우 관세를 환급받게 돼 관세를 내지 않게 되며, 아일랜드로 넘어가는 상품만 환급을 받지 못한다.

양측은 공동위원회를 꾸려 차후에 어떤 상품을 관세 부과 목록에 올릴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일반인들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 별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며, 개인 간에 보내는 물품에도 관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했다.

▲ EU와의 규제 일치 = 아울러 북아일랜드에 대해 EU의 상품 규제를 적용하기로 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상품 이동을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상품은 EU와의 규제 일치 여부를 확인받게 된다.

이는 영국 당국이 통상 수행하지만, EU가 별도 인력을 통해 수행할 수도 있다.

EU 측에서 개별 케이스와 관련해 타당한 이유에 따라 규제 확인 절차 수행을 요구하면 영국은 이를 따라야 한다.

▲ 북아일랜드 의회에 결정권 부여 = 관세 및 규제체계와 관련해 북아일랜드는 사실상 영국 본토와 별개가 되는 만큼 새 브렉시트 합의안은 북아일랜드 의회에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도록 했다.

기존 합의안의 경우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영국이 EU 관세동맹 탈퇴 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EU에 종속된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기존 합의안은 3차례나 영국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새 합의안은 오는 2020년 말 브렉시트 전환기 종료 시점으로부터 4년 후 EU의 관세 및 규제체계를 계속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북아일랜드 의회에 부여했다.

북아일랜드 의회 투표에서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EU의 관세 및 규제체계 적용을 유지하기로 하면 찬성 득표율에 따라 4년 또는 8년간 이를 연장 적용하도록 했다.

만약 EU의 관세 및 규제체계 적용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실행되고, 유예 기간에 공동위원회가 영국과 EU 양측에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권고하게 된다.

▲ 부가가치세(VAT) = 새 브렉시트 합의안은 북아일랜드에 EU의 부가가치세 관련 법률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상품에만 해당하며, 서비스는 제외된다.

◇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변하지 않은 내용

▲ 전환(이행)기간 =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오는 2020년 말까지로 설정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은 그대로 유지된다.

전환 기간에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 주민 이동도 현재처럼 자유롭게 유지된다.

영국은 EU 규정을 따라야 하며, 분담금 역시 내야 한다.

전환 기간은 한 차례에 한해, 1∼2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영국과 EU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

▲ 상대국 주민의 권리 =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주민, EU에 사는 영국 주민은 모두 전환 기간에는 현재와 같이 상대국에 거주하는 것은 물론 사회안전망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동의 자유 역시 유지된다. 즉 영국 국민은 전환 기간 동안 EU 회원국에 자유롭게 건너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 분담금 =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영국의 EU 분담금 정산, 이른바 '이혼합의금'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영국은 EU 직원들의 연금을 부담하며, EU 회원국 시절 약속에 따라 2020년까지 EU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기여를 해야 한다. 이 같은 이혼합의금은 이전에 390억 파운드(약 59조원)로 추산됐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점이 애초 3월 29일에서 10월 31일로 연기되면서 영국은 이미 EU 회원국으로서 이 기간 분담금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영국이 EU에 내야 할 분담금 규모가 330억 파운드(약 50조원)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OBR은 이런 분담금의 4분의 3가량은 2022년까지 지급되지만, 나머지 금액은 2060년까지 분할 지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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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는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EPA=연합뉴스]



◇ '미래관계 정치선언'

▲'공정경쟁의 장' 추가 = 브렉시트 합의안은 크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 협정과 미래관계 협상의 기본 틀을 담은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나뉜다. 양측은 이번 브렉시트 재협상에서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일부 수정을 가했다.

이에 따르면 양측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협력하며, 2020년 6월 고위급 회동을 통해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새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또 이른바 '공정경쟁의 장'(level playing field)과 관련해 새 단락을 추가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국가보조금, 경쟁, 사회 및 고용 관련 기준, 환경, 기후변화, 관련 조세 문제 등에서 공동의 높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새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가면서 EU 탈퇴 협정에서 '공정경쟁의 장'에 관한 언급은 삭제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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