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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진로' 공병 전쟁…초록병 협약 놓고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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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하겠습니다. 권 기자, 얼마 전에 조간브리핑 코너에서 간단히 소개해드린 적 있었는데 주류 업계의 소주병, 빈 병 전쟁 그 내막을 취재해 오셨다고요?

<기자>

먼저 사진 같이 보시면서 말씀드릴게요. 저 하늘색 빈 병 더미, 하이트진로가 지난봄에 출시한 새 소주의 빈 병들입니다.

그런데 하이트진로 공장에 쌓여 있는 게 아니고요, 엉뚱하게도 롯데주류 공장들에 저렇게 여기저기 잔뜩 쌓여 있습니다.

롯데 측에 지금 저렇게 쌓인 저 진로의 하늘색 병이 벌써 350만 병을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하이트진로는 "우리 빈 병들을 돌려달라." 롯데주류는 "소주 회사들끼리 새 논의를 다시 하기 전에는 그럴 수 없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남의 소주병을 어마어마한 양을 갖고 있으면서 롯데주류 측은 뭐라고 설명을 하나요?

<기자>

네, 이 상황은 한국인들이 가장 흔하게 마시는 술, 소주병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주병은 그냥 버리는 게 아니고요. 회수해서 세척하고 재사용합니다. 보통 7~8번 정도는 다시 써야 병 1개의 수명이 다합니다.

만약에 한 번만 쓰고 버리면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되는 데다 소주 1병의 출고가가 1천 원 정도인데요, 이 유리병 1개를 새로 만드는 비용이 300원 정도 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주회사들이 비용 생각해도 빈 병을 여러 번 다시 쓸 필요가 있고요. 나라도 환경보호 측면에서 재사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빈 병들이 어떻게 다시 소주회사들로 돌아가느냐, 손님이 남긴 빈 소주병을 식당 주인들이 소주가 배달돼 온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내놓으면 각 소주회사가 도매센터 거쳐서 자사 브랜드의 플라스틱 박스를 가져갑니다.

갖고 와 보면 우리 빈 병도 있겠지만 경쟁사 빈 병도 섞여 있겠죠. 그런데 소주는 이 회사나 저 회사나 종이 라벨을 떼면 똑같은 초록색 병입니다. 그래서 우리 게 아니어도 세척해서 우리 라벨 붙이고 다시 쓰는 겁니다.

빈 병 재사용을 이렇게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10년 전에 소주회사들이 소주병의 규격을 통일하자는 협약을 맺고 이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신 투명한 하늘색 병, 이건 하이트진로로 돌아가야지만 다시 쓸 수 있겠죠. 바로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롯데주류가 새 협의 없이 돌려주기 힘들다고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병 찾아서 분류해서 보내주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얘기이군요.

<기자>

네. 그게 롯데 측의 입장입니다.

처음 이 하늘색 병이 출시돼서 몇 병 없을 때는 진로 측에게 병을 가져가려고 해도 가져가지 않았다, 그런데 인기 있으니까 생산량을 늘리면서 이제 한 달에 300만 병 이상씩 팔리고 있는데 업계 1위 진로가 이렇게 하면 앞으로 초록병, 다 똑같은 병의 질서는 깨진다.

그러니까 다 같이 자율로 돌아갈지 아니면 초록병 협약을 지킬지 논의하자는 주장입니다. 반면에 하이트진로는 애초에 자율협약이고 이 정도는 서로 돌려보내 주자는 입장입니다.

사실 업계 1, 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를 빼면 다른 소주회사들은 원래도 초록병 안 쓰는 데 적지 않습니다. 이런 병들 다 같이 수거되는데 지금까지는 회사들끼리 서로 돌려줘 왔거든요.

물론 진로 하늘색 소주의 판매량이 군소 회사들과 차이가 크죠. 롯데도 그걸 문제삼는 거고 몇몇 환경단체도 그래서 이 하늘색 병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이트진로가 또 여기서 할 말은 있는 게 10년 전에 롯데가 두산주류를 인수하기 전에 진로와 구 두산이 서로 모양 다른 병들에 대해서는 병당 10.5원씩 쳐주고 분류 작업해서 돌려주기로 따로 협약을 맺은 게 있습니다.

이 협약으로 진로는 비록 소주는 아니고 청주지만 롯데의 청하 소주병과 같이 수거되는 모양 다른 청하 병을 돌려줘 왔거든요. 청하도 잘 팔리잖아요. 작년에만 1천200만 병을 롯데에 돌려줬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초록병 소주가 여전히 하이트진로와 롯데 두 가지가 부동의 1, 2위인 상태에서 이 정도 자율적 개발은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게 진로 얘기입니다.

소주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시겠습니까? 환경부는 일단 두 회사 다 조금씩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진로이즈백의 인기에 이 복고풍 병 디자인이 한 몫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요, 만약에 이런 분위기가 확산돼서 혹시 기존의 초록병 협약이 흐지부지되면 환경 면에서 걱정이라는 거죠.

반대로 업계의 자율성, 마케팅, 소비자의 선택권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최근에 환경부 주재로 소주회사들이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 몇 차례 만났고요.

이번 주에 각자 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 문제 어떻게 처리되는 게 제일 좋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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