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요원한 平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선 2회전 제2국<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미위팅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9보〉(105~118)=인공지능(AI)의 대표적 수혜자로 꼽히는 신진서가 올해 초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기사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간 독창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 실제로 요즘 대다수 프로는 AI 정석을 복제해 초반을 초고속으로 넘긴 뒤 중반부터 본격 승부에 임한다. 이 바둑도 초반 24수까지 노타임 행진 속에 4분도 안 걸렸다. '상상력의 보고(寶庫)'라던 포석 시대가 사라져간다.

△는 맥점. 109까지 선수로 짭짤한 끝내기를 했다. 수순 중 108로 참고 1도 1에 끊는 수는 부분적으론 멋진 맥이지만 지금은 중앙이 허약해 결행할 수 없다(9를 생략하면 흑 A를 당해 우상귀가 거덜난다). 여기까지 형세는 백의 중앙 타개 성공에도 불구하고 역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는 평.

110으로 '가'면 흑이 2선을 기어 살게 돼 실속이 없다고 보고 110을 택했다. 111, 113 공격은 상변 흑 4점을 간접 지원하는 수. '공격이 최선의 방어'란 격언 그대로다. 113 때 참고 2도 5까지 절단하면 자신도 6으로 끊겨 백이 곤란하다. 116까지 쌍방 약한 돌을 수습, 평화가 오는 듯했지만 117, 118로 분쟁은 계속된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