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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2% 성장도 쉽지 않아…‘경기부양’ 전면에 나선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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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경기부양’은 배제했지만

“건설투자 역할 크다” 이례적 강조

가용한 정책수단 총동원 의지

“서민주택·광역철도망 조기 추진”

구체적 건설투자 확대 방향도 제시

부동산시장 자극 우려도 나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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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 투자의 역할도 큽니다. 우리 정부는 인위적 경기부양책 대신 국민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건설 투자에 주력해 왔습니다. 이 방향을 견지하면서 필요한 건설 투자는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소집한 경제장관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언은 민간 활력 제고를 위한 건설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한 대목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건설과 부동산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라는 언급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건설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한 자체만으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가 하반기 발표한 올해 공식 성장률 목표치는 2.4~2.5%였지만, 현재는 2% 성장률 달성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상황이 심각한 만큼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건설 투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주택공급’과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교통망’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는 ‘3기 새도시’ 입지 가운데 경기 남양주, 하남 등을 공공주택지구로 최근 지정한 바 있다. 이들 주택의 공급과 입주 수요에 발 맞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런 발언이 최근 들썩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국토연구원이 전날 발표한 ‘2019년 9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서울의 부동산심리지수는 122.5로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9·13 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9월(126.2)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사상 최저치로 낮춘 데 이어, 건설 투자 필요성에 대한 문 대통령 언급까지 겹치면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건설 투자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그만큼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무역 갈등의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한국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 역시 경제 성과에 대한 압박감을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여건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으로서 1%대 경제성장률로 총선을 치르는 것은 상당한 부담임이 틀림없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든 1%대 성장률만은 막기 위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도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 간담회와 지방자치단체 집행점검회의를 열어 4분기 재정 집행 제고를 위한 총력전을 당부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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