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결핍'과 '선택' 강조된 묵직한 서사…'드라큘라'의 귀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불멸의 사랑' 뮤지컬 '드라큘라' 13년만에 귀환

오는 12월 1일까지 한전 아트센터에서 공연

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노컷뉴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드라큘라' 기자간담회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신성우가 박수를 치고 있다. 이 공연은 12월 1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500만 관객이 감동한 유럽 뮤지컬의 대표작인 '드라큘라'가 13년 만에 다시 귀환했다.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원작과는 다른 더욱 묵직한 메시지를 들고 관객을 마주한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드라큘라'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노우성 연출과 김성수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신성우, 임태경, 황한나, 쏘냐, 권민제, 김금나, 이건명, 문종원, 최성원, 조지훈이 참석했다.

이날 프레스콜 행사 중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서는 '허락 없이 시작된',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이란 그런 것' 등의 주로 서정적인 느낌의 넘버와 '또 하나의 흡혈귀', '다시 시작해', '나의 사명' 등 넘버가 시연됐다.

노우성 연출은 "뮤지컬 '드라큘라'가 서정적이라는 평이 많은 데 그 이유는 드라큘라 캐릭터 변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원작 드라큘라는 신이 만들어 놓은 운명 안에서 허덕이면서 분노하고, 어떻게 보면 홀로 완전한 존재라고 한다면, 이번 드라큘라는 혼자서는 설 수 없는 결핍 가득한 인물로 그렸다"면서 "결핍이라는 키워드는 작품 전반에 녹아들어서 디미트루, 로레인 등 여러 인물들 역시 결핍의 설정 속에 포함된다. 그래서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 연출은 "원작을 각색하는 데 포인트 준 것은 모든 인물에 결핍을 줘 휴머니티가 살아날 수 있게 바꿨다는 점"이라면서 "지난 드라큘라는 신이 만들어 놓은 운명 안에서 끌려간다면 저희는 모든 과정에서 본인의 선택으로 스스로 구원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말하면 '결핍'과 함께 인간의 '선택'의 키워드를 인물을 통해 각색했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음악감독 역시 "드라큘라가 겪는 고난과 고행, 갈등을 묘사하고 드라큘라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무엇때문에 결핍을 겪고 있는가가 필요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큰 엔딩으로 박수를 끌어낼 것인가, 아니면 드라마에 녹아들어가는 역할을 할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 곡이 존재하는 이유는 신(장면)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 엔딩은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드라큘라' 프레스콜 행사에서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이 공연은 12월 1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3년 만에 귀환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1897년 발표된 브람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죽을 수 없는 형벌을 받은 비운의 남자인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 원작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타지적인 스토리 보다 한 남자의 굴곡진 삶과 사랑에 맞춰 더욱 진한 여운을 안긴다.

무대는 1막과 2막으로 구성돼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로 전개된다. 1462년 대주교와 십자군들과의 대립으로 피로 물든 트란실바니아에서 1862년 파리로 뛰어넘는 서사와 시대상을 표현하기 위해 웅장한 무대장치와 촘촘한 막의 전환 구성 등 완성도 높은 연출로 작품이 구성됐다.

특히 한 남자의 아프고 고독한 생애에 초점을 맞춘 서사에 맞춰 들려지는 오페레타 형식에 가까운 동유럽 특유의 클래식한 음악은 더욱 아련하게 다가오며 감성을 자극한다.

캐스팅 면면도 화려하다. 1998년 초연부터 드라큘라 역을 맡아온 신성우와 임태경, 엄기준, 켄(VIXX)까지 4인 4색 매력의 드라큘라가 구현됐다.

이와 관련해 노 연출은 각각의 배우들만의 매력에 대해 극찬을 이어가며 차별성을 설명했다.

그는 "엄기준 배우 같은 경우는 직관력이 정말 좋더라. 이 장면에서 요구하는 드라큘라 내면을 순식간에 캐치하고 한번에 표현한다. 장면마다 본능적으로 인물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있다. 매력적인 드라큘라다"라고 극찬했다.

임태경 배우에 대해서는 "다양한 편곡으로 음악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는데 모든 스펙트럼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 얘기하는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독사같이 찾아서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아이돌 배우 빅스 출신 켄에 대해서는 "정말 바쁜데도 끊임없이 연습실을 찾아와서 연습한다. 가장 채력이 쌩쌩하고 작품이 요구하는 액션을 가장 잘 소화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 연출은 마지막으로 신성우 배우에 대해서는 "내면이 가장 드라큘라에 닿아 있는 배우"라고 평하며 찬사를 남겼다.

"1998년도 공연을 제가 예술의전당 객석에서 봤습니다. 그때 뵌 배우와 만난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에요. (신성우 배우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깊이, 깊이에 대한 이해는 연출인 저보다 더욱 깊게 이해하고 계십니다. 저분의 내면은 가장 드라큘라에 닿아있는 배우라고 할 수 있어요. 드라큘라는 불멸을 얘기하고 있고 400년 동안 늙지 않는데 신성우 배우님도 20년간 싱싱함을 유지하고 계십니다.(웃음) 원작의 드라큘라보다 더 드라큘라 같은 그 이미지에서 나오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아울러 그는 "네 분의 드라큘라가 다 다른 드라큘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매력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성우는 "드라큘라는 '불멸의 사랑'이다. 400년 동안 지켜줬던 로레인과 디미트루의 우정, 신에 대한 경배 이 모든 것들이 드라큘라에서 담고 있는 핵심적인 정체성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400년의 세월을 겪으면서 구워받는 그 순간까지 인간이 되고자했던 드라큘라의 마음을 좀 더 자세히 서사 구조로 만들었다는 게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태경은 "이전 어떤 드라큘라보다 휴머니즘이 가장 강하게 입혀져 있는 작품이 아닌 가 싶다. 그것에 아이덴티티를 두고 있다"면서 "작품 중에 '짐승에게 영혼을 팔아서 그 힘을 얻었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짐승에 영혼을 팔았으나 휴머니즘, 즉 가장 인간다워지고 싶어하는 갈망이 가장 큰 드라큘라가 이번 작품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드라큘라와 사랑을 나누는 아드리아나와 400년 후 그에 복수해야만 하는 엘로이즈 역은 권민제와 김금나가 맡아 열연을 펼친다.

권민제는 "마음가짐, 행동들과 말투 등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드라큘라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나, 400년 후에는 드라큘라를 죽여야 하는 인물에서 다시 환생 아드리아나 임을 깨닫고 되돌아가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더 관객들에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드라큘라' 프레스콜 행사에서 배우 김금나가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역의 김금나는 "표현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커다랗고 깊이있는 사랑을 깊이있게 가져가보고 싶었다"면서 "매 공연때마다 마음으로 공감하고 품어주고 사랑해줄 수 있게 가져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드라큘라를 향한 외사랑으로 그의 곁을 계속 지키는 로레인 역은 소냐, 최우리, 황한나가 연기한다.

소냐는 "외사랑을 하는 로레인이 어려운 사랑을 하지만 제 눈에는 아름다워 보였다"면서 "400년동안 표현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며 그 사람의 사랑을 응원해준다는게 저한테는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고 배역에 빠져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일 개막한 '드라큘라'는 오는 12월 1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