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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42만원짜리 방탄소년단 화보집, 판매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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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인 RM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유니세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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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화보집 패키지를 무단 제작한 업체에게 판매를 중단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명인의 이름, 얼굴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인 ‘퍼블리시티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례적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 우라옥)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I사를 상대로 낸 도서출판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BTS 마크와 멤버들의 사진을 삭제하지 않는다면 제작ㆍ판매를 중단하라”며 일부 인용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I사에 “이를 위반할 경우 하루 2,000만원씩 빅히트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I사는 BTS 및 소속사인 빅히트의 동의 없이 BTS 화보집과 브로마이드, 귀걸이와 목걸이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작해 42만원 상당 가격으로 해외에 판매했다. BTS 상표와 멤버들의 사진 등을 사용한데다 “언론사 미공개 사진에 관한 권리를 공식 계약을 통해 확보했다”거나 “판매 수익 일부를 BTS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홍보물까지 배포해 공식 상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컸다.

이에 빅히트는 “BTS 상표권을 침해하고 공식 상품과 혼동하게 하거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부정경쟁행위를 했다”면서 판매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반면, I사는 “‘BTS’ 표지는 관련 기사 등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혼동가능성이 없고, ‘BTS’ 표지가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고 볼 수 없어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동의를 받지 않고 BTS의 명칭, 사진을 대량 이용해 패키지를 판매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빅히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BTS는 국내외 주요 음반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달성하는 등 국내외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BTS의 명칭과 초상 등이 상품 판매와 관련해 가지는 고객흡인력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상업적 이용에 관해 BTS 구성원에게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BTS 멤버의 예명이나 본명, 멤버 RM의 UN 연설문을 사용한 것도 문제라는 빅히트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BTS 사진과 관련 기사로 채운 연예잡지에 대해 지난 5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을 이유로 출판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법무법인 이안의 황은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의 성과를 무단 사용한 행위’를 인정한 경우는 지난해까지 51건 중 3건에 불과했다”며 “이번 판결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결과”라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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