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5659689 0032019101755659689 02 0209002 6.0.17-RELEASE 3 연합뉴스 0 related

77㎜ 비에 대청호 주민 2주째 고립…옥천군·수공 네탓 공방만(종합)

글자크기

군북면 군도 13호선 일부 침수…통행 제한에 주민들 발 묶여

"대청댐 방류 줄인 수공 탓" vs "도로 개선공사 안 한 군청 탓"

(옥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폭우로 침수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인근 도로의 통행이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옥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도로는 여전히 물에 잠겨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침수된 옥천군 군북면 군도 13호선
(옥천=연합뉴스) 지난 2∼3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로 인근 대청호 수위가 올라 침수된 옥천군 군북면 군도 13호선. 사진은 지난 7일(왼쪽)과 15일 모습. [옥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오전 옥천군 군북면 용목리와 보오리를 잇는 군도 13호선.

이 도로의 왕복 2차선 700여m 구간이 약 30㎝ 깊이 물에 잠겨 있다. 침수된 도로의 시작과 끝에는 통행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이 도로는 지난 2∼3일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로 인근 대청호 수위가 올라 침수됐다. 당시 옥천에는 이틀간 77㎜의 비가 내렸다.

비가 한창이던 2일 1m 넘게 올랐던 물이 그나마 빠진 게 지금의 모습이다.

도로의 허리가 끊기자 인근 주민들은 보름째 발이 묶였다.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보오리에는 30여 가구 6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옥천군이 부랴부랴 하루 5차례 택시를 지원하고 있으나, 이 택시와 개인 승용차를 타고 좁고 험한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이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제는 이 도로의 통행이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청댐 수위가 76m 이상 오르면 대청호 상류인 이 도로는 물에 잠긴다. 폭우로 한때 77m를 넘어섰던 대청댐 수위는 이날 현재 약 76.4m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수자원공사가 초당 200t 이상 하던 방류량을 지난 10일 이후 32.9t으로 대폭 줄이면서 도로에서 물이 빠지는 속도가 현격히 줄었다.

계획 수위인 76.5m를 유지하기 위한 조처라는 게 수자원공사 측의 설명이다.

수자원공사가 방류량을 이대로 유지하면 도로에서 물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옥천군은 수자원공사가 주민 불편은 외면한 채 계획 수위 유지라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대청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태풍 '미탁'이 오기 전 올해 내내 76m 미만의 수위를 유지해 온 수자원공사가 침수 피해가 발생한 현 상황에서 계획 수위를 고집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2015년 극심한 가뭄을 경험한 뒤 계획 수위를 높여 댐 관리에 여유를 경험한 수자원공사가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용수 확보에만 혈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자원공사 대청지사 관계자는 "태풍·가을장마에도 가뭄을 겪고 있는 인근 보령댐 사례도 있고, 내년도 용수공급 문제를 고려해야 해 방류량을 무턱대고 늘릴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2003년에 계획 수위가 높아지니 침수 우려가 있는 도로를 높이는 공사를 하라는 공문을 옥천군에 보낸 바 있는데, 제때 대처하지 않는 잘못이 크다"며 옥천군에 화살을 돌렸다.

옥천군 관계자는 "10여년 전 한 차례 도로 개선 공사를 시행했으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청이 자연환경 훼손을 문제 삼아 도로 높이에 제한을 둬 현재의 상태가 최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개선 공사 이후 한동안은 침수 피해가 없었는데 수년 전부터 또다시 침수 피해가 생겨난 걸 보면 수자원공사가 계획 수위를 무리하게 높인 게 아닌지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문제 해결보다는 원인 공방에 열중인 두 기관에 모두 분통을 터트렸다.

한 주민은 "책임 공방에 앞서 두 기관이 협조해 주민 불편을 서둘러 해소한 뒤 해결 방안을 찾는 게 공공기관의 역할 아니냐"고 눈살을 찌푸렸다.

옥천군은 이번 침수피해를 계기로 해당 도로를 높이는 개선 공사를 검토하기로 했으나, 예산 수립과 행정절차 등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에나 공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jeon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