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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때마다 백두산 오른 김정은… 北·美 관계 새 결정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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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요한 고통에 인민 분노” / 과거 고비마다 백두산·삼지연 찾아 / 집권 이후 총 4차례… 김여정 등 수행 / 협상 교착에 강경태도 선회 가능성 / 내부적 결속 다지기 제스처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대 결심을 앞두고 자주 찾았던 백두산을 공개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을 찾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가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의 대응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길’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암시하며 대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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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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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1·2면에 김 위원장이 백두산 입구에 자리한 양강도 삼지연 건설현장을 찾아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3면엔 김 위원장이 백두산에서 백마를 타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동행한 일꾼들 모두는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 또다시 세상이 놀라고 우리 혁명이 한 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받아안으며 감격과 환희를 누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그동안 공개 활동으로는 3차례 백두산을 찾았으며, 이런 활동 이후엔 중요한 결정이 내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제무대에 공식 진출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랐다. 또 2014년 11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 탈상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았고, 2013년 2월 고모부인 장성택 당시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하기 직전에도 백두산을 방문했다.

백두산을 포함하고 있는 삼지연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 무장투쟁을 했던 장소이자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난 백두산 밀영이 있는 곳이라고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지역이다. 김 위원장은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올해 첫 경제 시찰로 지난 4월 삼지연군을 방문했으며 지난해에도 남북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8월 삼지연군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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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군 현지지도에는 조용원(조직지도부)·김여정(선전선동부)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고, 양명철 삼지연군 위원장이 현지에서 영접했다.

이번 방문이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을 향해 향후 북·미 관계에 새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암시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쓴 용어들을 보면 ‘중대한 결심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압박과 더불어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김정은의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북한 체제가 그를 정점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북한)는 제재에 견딜 힘이 있으니 미국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오라고 압박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美 일각 “北核협상 부진… 트럼프, 평양회담 수용할 수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스톡홀름 노딜’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평양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미 조야에서 제기됐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한 북한이 협상을 지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등 국내외 문제에 직면한 것을 거론하며 “현재 상황은 북한의 실무협상 복귀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의 ‘대기 상태’(a waiting mode)”라면서 “이 시기는 몇 주 혹은 몇 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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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북한이 계속 ‘평양 회담’을 제안하고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침묵을 깰지 알 수 없지만 평양 방문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방문을 수락할 때까지 실무협상을 지연시킬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적 계산에 따라 평양 방문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과를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재선을 겨냥한 외교적 성과로 삼으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협상이 결렬된) 지금은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자신의 정치적 업적이 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날 것”이라며 “그 가능성은 50%가 넘어 보인다”고 말했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중국 영해에서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북한의 선박 대 선박 환적 문제를 지적하고 중국이 대북 제재에 더 철저히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주최로 열린 ‘중국 방어와 안보’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지금 당장 중국으로부터 보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제재 집행 문제에서의 불이행으로, 특히 그들(중국)의 영해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박 대 선박 환적 문제에 관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그 영역에서 좀 더 잘하기를 원하고, 요구한다”면서 “북한이 보다 건설적인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중국이 북에 다양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안보리 대북 결의 집행에 있어서 시종 성실하게 국제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며 이를 반박했다.

조병욱·정재영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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