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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전인미답’ 1.0% 기준금리 향하는 한은… 함께 커지는 저금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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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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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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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리고 추가 인하 여지까지 열어뒀다. 이로써 2년 전 기록했던 사상 최저 수준(연 1.25%)까지 다시 내려간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중 전인미답의 1.0%까지 내려갈 거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는 금리 결정의 두 잣대인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이 최근 모두 다른 나라보다 더 부진한 상황에서, 한은이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설 각오까지 불사하며 적극 부양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리인하의 여력이나 효과가 갈수록 줄고 있어,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사상 최저 돌아간 기준금리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7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 이래 석 달 만이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 말 인상 이전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

1년 8개월의 비교적 짧은 금리인상 국면 뒤에 찾아 온 금리인하 기조는 계속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성장 흐름이 기존 전망을 밑돌 것으로 보이고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필요 시 금융ㆍ경제 상황에 대응할 (금리 인하)여력은 아직 남아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날 결정에 금통위원 2명(이일형 임지원)이 소수의견(동결)을 밝혔고, 금통위 의결문에 ‘두 차례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가 새로 들어가면서 일각에서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좁아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추가 인하를 차단하려 그런 문구를 넣은 건 절대 아니다”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그는 “금통위원 간 견해차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다수의견”이라며 소수의견 출현에 대한 과도한 해석도 견제했다.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설 ‘솔솔’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선 데엔 경제가 내년에도 뚜렷하게 회복하기 어려울 거란 비관론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이 수출의존도 높은 우리 경제에 유독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수출과 투자가 동반 위축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전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2%로 다른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췄다.

한은이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주요 지표의 동향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국내총생산(GDP)갭이 내년에도 상당 폭의 마이너스를 보일 거란 전망이 대표적이다. GDP갭은 실제 GDP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했을 때 달성 가능한 잠재 GDP를 뺀 지표다. 이 값이 마이너스(실제 GDP<잠재 GDP)이면 중앙은행은 GDP를 늘리려 금리를 낮추는 게 일반적이다. 또한 미국 등 주요국들이 일제히 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선 한은 기준금리의 하한선으로 통하는 ‘실효하한(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금리 수준)’ 또한 낮아져 인하 여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상반기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과거 기준금리가 연 1.25%였던 2016년과 달리 현재는 2% 성장률 방어도 쉽지 않다”(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내년이 올해보다 성장과 물가가 개선되는 방향이긴 하나 그 전망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등의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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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주요국 내년 성장률 10월 전망치.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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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낮췄다간 ‘무딘 칼’ 될 수도

그러나 한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영역으로 향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재발하며 금융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치로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최근 들어 기업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출자금의 상당 부분이 임대사업자나 자영업자에게 흘러가고 있어 또 다른 위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금의 경기 상황에선 통화정책이 부양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는 결국 시중금리를 끌어내려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인데, 오랜 저금리 환경으로 시장에 이미 유동성이 넘치고 있어 이런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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