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C데이비스의 앨리슨 반 에이넨나엄 교수 연구진은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젖소의 뿔을 없앤 유전자 교정이 후손에서도 똑같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전자 교정은 효소 단백질로 DNA에서 원하는 부분을 바꾸거나 잘라내는 기술이다. 탈렌이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뿔이 난 젖소(왼쪽)와 뿔이 없는 젖소.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해 처음부터 뿔이 자라지 않게 하는 데 성공했다. /UC데이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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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오 기업 리컴비네틱스는 지난 2016년 탈렌 기술을 이용해 젖소의 피부 세포에서 뿔을 만드는 유전자를 뿔이 자라지 않는 소의 유전자로 대체했다. 회사는 이 세포를 복제해 '부리' 등 뿔 없는 젖소 수컷 다섯 마리를 탄생시켰다. 연구진은 이번에 부리의 정자로 태어난 새끼 여섯 마리의 유전자를 부리 유전자와 비교해 뿔이 자라지 않게 하는 유전자가 유전됐음을 확인했다.
그렇다고 바로 상용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리컴비네틱스는 뿔 없는 소의 유전자를 박테리아의 원형 DNA인 플라스미드에 끼워 젖소 피부 세포에 전달했다. 그런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다른 연구에서 부리의 새끼 여섯 마리 중 네 마리에서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를 발견했다. 원래 박테리아 플라스미드는 유전자를 전달하고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유전자 교정을 한 젖소에 박테리아 유전자가 남았다면 기존 GMO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유전자 교정은 같은 동물의 유전자를 수선하는 방식이어서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삽입하는 GMO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리컴비네틱스는 브라질에 뿔 없는 젖소의 정자를 판매하려던 프로젝트를 접었다. 그렇다고 상용화의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이미 박테리아 유전자 없이 뿔 없는 젖소를 만드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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