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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바이 구글, 삼성·애플에 거센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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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글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폰·무선 이어폰·AI 스피커 등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내놓은 제품들은 성능 면에서 가히 삼성전자애플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다. 전 세계 검색·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구글이 이제 AI 기반 제조업 시장까지 장악하는 진짜 '공룡'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 2019' 행사를 열고 6종의 IT 신제품을 선보였다. 구글은 2016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열고 '구글' 상표를 단 IT 신제품들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제품의 종류와 질 면에서 올해는 최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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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 2019’에서 한 참석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구글의 새 스마트폰 ‘픽셀 4’를 촬영하고 있다. 구글은 이날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무선 이어폰, AI 스피커, 와이파이 중계기, 노트북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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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이날 공개한 새 스마트폰 픽셀4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5.7인치와 6.3인치 두 모델을 출시하면서 픽셀4로 촬영한 밤 풍경을 공개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숲속에서 밤하늘을 배경으로 모여 앉아 캠핑하는 사람들을 담은 장면이다. 은하수를 이루는 별, 숲에 쳐놓은 텐트, 모여 앉은 사람들의 얼굴까지 믿기 힘들 만큼 선명했다.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로 손을 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구글은 "AI가 피사체들의 특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색감을 자동으로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을 8배까지 확대해도 화소가 깨지지 않는 줌 기능도 장착했다. 역시 머신러닝을 활용한 자동보정 기술이 사용됐다. 사용자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바꿔주는 AI 비서(구글 어시스턴트) 기능, 손동작과 얼굴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레이더 센서 감지 기능도 탑재했다. 사용자의 교통사고를 감지해 자동으로 응급전화를 걸어주는 기능도 장착됐다. 구글은 이 제품을 오는 24일 미국에서 799달러(5.7인치 기준)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외부 소음에 따라 자동으로 음량을 조절하고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무선 이어폰 픽셀 버드, 가전제품 및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소형 AI 스피커 네스트 미니, AI를 탑재한 CCTV 네스트 어웨어 등도 공개했다. 집 밖이나 현관에 설치한 CCTV부터 거실의 와이파이 중계기, 침대 옆의 AI 스피커 등으로 사용자의 집 안을 말 한마디로 제어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24시간 내내 구글산(産) 서비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사용자를 관리하는 세상을 보여준 것이다.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집을 위한 모든 설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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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제품들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이다. 구글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고스란히 하드웨어에 담아 삼성전자·애플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한 것이다.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 공략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핵심 캐시카우인 온라인 광고 부문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축으로 한 AI 기반의 하드웨어가 구글엔 신성장 동력이라는 것이다. AI·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하드웨어 시장의 장악력이 IT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도 핵심적인 이유다. 지금까지는 온라인상 검색·이메일·콘텐츠 등을 통해 AI 개발용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확보할 수 있는 사용자들의 음성·동작·표정 같은 데이터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이크·센서·카메라 등을 장착한 하드웨어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낱낱이 수집·분석해야 한다. 구글이 다양한 종류의 하드웨어를 한꺼번에 출시하는 것도 이 같은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수집·장악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구글뿐만 아니라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대표 온라인·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스마트폰·AI 스피커 같은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는 이유다. 다만 구글의 하드웨어 출시가 시장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글이 2016년부터 픽셀폰·구글 홈 같은 하드웨어를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확실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생산 역량까지 감안한다면 아직 구글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하드웨어 전문 기업을 앞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구글의 하드웨어 역량이 쌓여 영향력이 더 커질 경우에는 온라인·오프라인 생활이 모두 구글에 관리당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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