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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갈량’의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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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벼랑 끝 위기에

SK 염경엽 감독 ‘고독의 시간’

‘반전의 묘수’ 찾아낼지 주목

경향신문
2019년 가을, SK 염경엽 감독(사진)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SK는 안방에서 열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지휘봉을 물려받은 염 감독은 한때 무려 9경기 차로 앞설 만큼 압도적인 정규시즌 선두를 달리면서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극심한 슬럼프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최종전에서 두산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제 3위 키움에 덜미를 잡힐 위기에 처했다.

철두철미한 성격의 염 감독은 그야말로 고독의 시간 속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보통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박경완 수석코치와 그날의 경기를 복기한다. 자정이 넘어 방에 들어가면 3~4시간에 걸쳐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몇 시간도 눈을 못 붙이고 하루를 시작한다.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기 때문에 홀로 패배의 아픔을 곱씹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이른 새벽까지 경기 영상을 다시 보는 것도 다반사다. 야구가 있는 날이면 야구 외 일상이 거의 없는 ‘올인’형이다. 염 감독은 시즌 막판 졸전이 이어지자 “잠이 오나요?”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입이 짧은데 최근 식사량이 더 줄었다. 경기 뒤엔 반찬 없이 누룽지로 간단히 식사한다. 아침은 거르고, 낮 12시쯤 간단한 샐러드로만 허기를 채운 뒤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성인 남자치고는 바싹 마른 60㎏대 초반 몸무게를 가진 염 감독이지만 팀의 내리막과 함께 체중이 더 빠졌다. 염 감독은 “이제 5가 보인다”며 50㎏대에 진입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거 잘 챙겨 먹는다. 건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탰다.

염 감독은 야구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투머치토커’지만 말수도 줄었다. 인터뷰도 짧아지기 일쑤다. 염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늘 “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가을야구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재는 거의 벼랑 끝까지 몰려 있다. 염 감독은 또 한 번의 잠 못 든 밤, 새 돌파구를 찾아냈을까.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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