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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터키, 쿠르드 공격’ 중재 나선 러시아, 면박받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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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터키에 휴전 요청…터키, 정면으로 거부

에르도안, “우리는 어떤 제재도 걱정 않는다”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터키로 급파

푸틴, 에르도안 러시아로 초청…10월말 회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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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장악 지역을 공격한 터키에 휴전을 요구하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급파했으나 정면으로 거절당했다. 반면, 미군이 철수한 시리아에서 러시아는 적극적 관여를 시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5일 기자들에게 “그들(미국)은 휴전을 선포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결코 휴전을 선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가한 제재에 대해서도 “미국은 우리한테 작전을 중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목표는 명확하다. 어떤 제재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요청했다고 펜스 부통령 쪽이 밝혔다. 이날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터키로 떠났다. 이들은 17일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시리아 철군으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초래했다는 비난으로 중동에서 입지가 위축된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대해 군사·외교적으로 적극적인 관여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는 에드로안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이끌어내는 한편, 미군이 철수한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에 자국군을 파견해 정찰 활동에 들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 시리아 문제 특사는 이날 터키의 공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터키군과 시리아군의 충돌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당연히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쿠르드족 당국은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가 침공하는 국경지대로 파견돼 있다.

라브렌티예프 특사는 1998년 터키와 시리아가 맺은 협정에 따라 터키는 시리아로 5~10㎞만 진군할 수 있고, 터키군을 시리아에 영구 주둔시킬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터키는 이번 공격의 목표를 시리아 접경지대 안쪽 30㎞까지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는 터키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과 함께 외교적 중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실무방문 형식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이달 말쯤 러시아로 초청했으며, 초청이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시리아군과 터키군 사이의 접촉선을 따라 정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던 2015년에 시리아로 파견돼, 아사드 정부군을 도와 내전을 사실상 승리로 이끌었다. 이는 러시아군의 역할이 시리아 정부군 지원이라는 일방적 임무에서 벗어나 시리아 내의 분쟁을 관리하는 역할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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