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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트럼프 ‘우크라 스캔들’ 탄핵 철벽 방어 뚫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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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지 관리들 줄줄이 입 열기 시작

“바이든 수사 압박 대가 정상회담 카드에

볼턴 ‘마약 거래’ 비유하며 반대”

“줄리아니 측근 3인방이 우크라 정책 맡아”

민주당, 볼턴 증언대 세울지 적극 검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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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의 측근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기 위해 ‘정상회담’ 카드를 활용하려 한 시도에 대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를 ‘마약 거래’에 비유하며 강하게 반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백악관이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탄핵에 철벽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입을 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 견제를 위해 권력을 남용한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고문이 지난 14일 미 하원의 대통령 탄핵조사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볼턴이 7월10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쪽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두고 고든 손들런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와 격렬한 언쟁을 했다”고 증언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당시 회동에는 힐과 볼턴,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으로 떠오른 줄리아니의 측근인 손들런드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사, 그리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참석했다. 힐 전 고문은 이후 “볼턴이 손들런드와 줄리아니, 멀베이니가 관여한 불법행위에 대해 존 아이젠버그 국가안보회의 수석변호사에게 알리라고 내게 지시했다”고도 전했다. 이 과정에서 볼턴은 줄리아니를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라고 묘사하며, 자신은 이들이 꾸미는 어떠한 ‘마약 거래’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의 증언 다음날 하원에 출석한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도 지난 5월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갑자기 교체된 직후, 손들런드와 볼커 그리고 릭 페리 에너지 장관 등 줄리아니의 측근 ‘3인방’이 우크라이나 관련 정책을 ‘접수’했다고 증언했다. 켄트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 6개국 관련 정책을 담당해왔는데, 지난 5월23일 믹 멀베이니가 소집한 회의에 참석한 이후 ‘앞으로는 이들 3인방이 우크라이나 정책 결정을 담당할 테니, 나서지 말고 나머지 5개국에 집중하라’고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현직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는 것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연이은 증언은) 백악관의 바리케이드가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탄핵을 추진 중인 민주당은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주당은 힐의 증언을 통해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진상을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떠오른 볼턴을 의회 증언대에 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싸움에 익숙한 강경파 볼턴이 트럼프에게 새 악몽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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