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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식어가는데 정책전환 하세월···탄력근로·최저임금법 개정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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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소통과 민생이다<하>]

정부 '靑눈치'에···국회는 정쟁만

강성 기득권 노조 반발까지 더해

서비스법·데이터3법 등도 '발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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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온기는 식어가고 있지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 전환은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국회는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주요 법안 처리 책임을 사실상 방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여기다 각종 개혁에 반발하는 강성 기득권 노조의 목소리까지 커지면서 경제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국회와 정부가 시장에 긍정적 메시지를 주기는커녕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탄식할 정도다.

지지부진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논의가 대표적이다. 탄력근로제는 제품 출시를 앞두거나 주문이 밀리는 등 특정 기간에 최대 근로시간을 넘겨도 다른 기간 근로시간을 줄여 전체적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기본근로시간인 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책 중 하나다. 경영계에서는 현행 3개월인 단위기간을 6개월 또는 그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데 노사정이 합의를 봤지만 이후 논의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공전을 면하지 못하다 11일에서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가까스로 최종 합의를 봤다.

정부는 경사노위 최종 합의로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대가 여전히 강해 언제 처리될지 기약이 없다. 당장 내년 1월부터 50~299인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확대 도입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국회 논의와 동시에 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경영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 목소리가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최저임금을 업종·규모별로 차등화하고 결정 체계를 이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권 초기 2년간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급격히 오르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자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반발에 부딪혀 진전이 없는 것은 원격진료 등 서비스산업발전 관련 입법도 마찬가지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원격진료를 두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물꼬를 터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처럼 논의 자체를 한 단계도 진전시키지 못한다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지는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필요한 대표적 규제개혁 법안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도 국회에서 막혀 있다.

문제는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 같은 복지부동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이익집단과 노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논쟁적 법안 처리에는 의도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탄력근로제 등 보완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면서도 “만에 하나 입법이 안 될 경우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인식과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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