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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절정 달한 `프듀X` 논란, 결국 CJ ENM 심장부 향하나[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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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프로듀스X101', '아이돌학교' 등 CJ ENM 산하 오디션을 둘러싼 조작 의혹이 출연자들의 릴레이 폭로로 절정에 치닫는 분위기다.

'프듀X' 투표 조작 의혹은 프로그램 마지막회 생방송 경연에서 데뷔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그러던 중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며 의혹이 확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CJ ENM 측은 입장문을 내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시청자들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프로듀스X101'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제작진 주거지 등에 대해서 2차 압수수색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프로듀스X101'뿐 아니라 '프로듀스48', '아이돌학교' 등 CJ ENM이 제작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투표 결과에서 비슷한 의혹이 포착되면서 사실상 CJ ENM 오디션 전체로 문제가 커졌다.

제작진 압수수색을 넘어 기획사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우려했던 의혹이 현실화되는가 싶더니, 15일 방송된 MBC 'PD수첩'으로 결국 논란은 활화산처럼 터졌다. 'PD수첩' 인터뷰에 나선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내정자가 있었다"고 입을 모으며 특정 기획사와 방송사 간 유착과 특혜 의혹을 폭로하고 나섰다.

'아이돌학교'의 실태를 폭로했던 이해인은 "처음부터 조작됐다"면서 자신은 오디션 현장에 참여했을 뿐, 사실상 오디션 없이 방송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듀스 시리즈에 참여했었고 비교적 얼굴이 알려진 연습생"이라면서 방송 출연 연습생 41명 중 예선에 참가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예선에 나왔던 일반인 참가자 3000명은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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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는 이미 데뷔조 내정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K엔터테인먼트 두 명 넣어주기로 했다가 한 명 넣어줬어"라는 말을 이전 '프로듀스' 시리즈 때 들었다는 증언이 나오는가 하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들은 이미 경연곡 안무를 숙지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울림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이미 합격자를 알고 있었다는 연습생 증언이 있었다. 한 연습생은 "해당 연습생이 다른 출연자들한테 '난 사실 (내가) 안 될 거 알고 있었다. 울림 팀장님께서 어차피 난 안 될 거라고 얘기하셨다'고 하더라. 울림에서는 1명만 데뷔시킬 거라고 얘기했다고. 그래서 진짜로 내정된 게 있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출연자들은 애초 센터는 연습생들이 뽑은 이가 되는 것임에도 불구, 당일 갑자기 경연 방식을 바꿔 국민 프로듀서가 뽑는 것으로 해 사실상 '피디 픽(PD pick)'을 완성했다는 주장도 했다.

방송 후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이하 '프듀X'진상위)는 16일 공식 성명문을 발표하며 CJ ENM에게 진실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프듀X' 진상위는 "CJ ENM은 이제 더 이상 데뷔 그룹 뒤로 숨지 말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대중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 청소년의 인권을 유린하며 저열한 조작 행위를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실체적 진실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진상위는 또 "'PD수첩' 방송 내용으로 해당 프로그램이 국민의 눈앞에서 벌어진 기망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의 확인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나, 하나의 진실은 로우 데이터에 있다"며 "7월 19일 '프듀X' 생방송 당일에 보았어야 할 로우 데이터에 기반한 원 득표수와 그에 관련한 프로그램의 실체적 진실을 알게 될 때까지 결단코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등과 함께 오디션 명가로 지난 십년간 군림한 Mnet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물론, CJ ENM을 지탱해 온 다수 프로그램 중 큰 축의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의혹으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여러 부정이 떠오르면서 대중의 신뢰는 바닥을 쳤고, 향후 CJ ENM이 그려갈 문화 산업 여정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금품거래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16일 "담당 PD 계좌는 다 확인했다"며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어 금품거래 정황이 있는지 등은 지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프듀X'를 비롯해 프로그램 전 시리즈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작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의혹 관련 기획사 5곳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 관련 조작 논란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아이돌학교' 관련자들도 앞서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조사할 방침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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