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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골든스푼 엘리트에 화났다"…조국 사태, 외신은 어떻게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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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일 간 한국 사회를 달군 ‘조국 정국’은 외신들에게도 한국을 이해하는 통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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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힌 뒤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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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8월 9일)된 직후부터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나라는 역시 일본이다. 지명 이튿날 “한국 법무부 장관에 대일 강경파”(마이니치 신문), “한국 정부 내 대일 비판 최선봉”(아사히 신문) 등의 논평이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일 발언을 쏟아낸 걸 염두에 둔 듯했다. 이후 웅동학원ㆍ사모펀드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자 일본에선 조 전 장관을 ‘다마네기남’(양파남)이라고 표현했다. 의혹이 까도 까도 계속 나온다는 의미에서다.

딸의 부정입시 의혹이 불거진 후엔 서구 언론이 ‘한국 특권층의 교육 스캔들’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국회 기자간담회(9월 2일) 이튿날 AFP 통신은 “조 후보자는 엘리트 고등학교를 비판해왔지만, 그의 딸은 엘리트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가족의 인맥으로 딸이 (입시 과정에서) 이득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사청문회(9월 6일) 당일엔 로이터 통신이 “이번 논란은 특히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9일 임명 강행 이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이 조 전 장관에 반대하는 의미로 삭발 투쟁을 하자, “한국 정치인들은 왜 삭발하는 것일까”(영국 BBC방송)라는 특집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BBC는 “(조국 사태는) 최근 수년간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한국의 특권계급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을 불러일으켰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부패 혐의로 기소됐으며, 현재 뇌물 수수 및 남용으로 수감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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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지난 11일 보도. 조국 전 장관 반대 집회를 금수저 엘리트에 대한 분노로 표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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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조국 반대 시위가 열린 데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로이터는 2017년 광화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반대 시위가 있었던 것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 외에는 아무 말도 듣지 않는다”는 시위 참가자 발언을 전했다. 수개월째 반중국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국의 조국 반대 집회를 수차례 보도하며 “금수저(golden spoon) 엘리트에 대한 분노가 촉발됐다”고 표현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이 사안에 비교하는 보도도 있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일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시스템(One country, two systems)’이라는 제하로 “한국 사회의 적나라한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 이 영화의 흥행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에선 명문대 대학재학증명서를 위조해 고액과외를 하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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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2일 보도한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시스템’ 기사.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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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자 세계 유력 매체들은 “스캔들 장관이 물러났다”고 타전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이튿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추락의 반복(echoes) 위기에 처하다’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3년 전 국민의 뜻을 무시해 기소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한 서울 거리의 대중들 사이에 있었던 한국의 문 대통령이 지금 비슷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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